김주탁
툭 솟아 삐져 누운
흰머리 두어 가닥 가려내다가
엄한 흑발 서너 개 뽑혀 버렸다
그나마 성긴 머리숱
은근 부화가 치미는 오발
흰머리 몇 개 뽑는다고
반백으로 새는 세월 뽑힐까 마는
어디 또 사람 마음이 그런가
이 놈의 주름들도
확 피던지 지워 버렸으면 좋으련만
식전 댓바람부터
거울 앞에서 한바탕 씨름하는 투정
돌아 서면
보이지 않는 표정
너의 얼굴에 반사로 묻어
네 표정과 함께 탈색되고 있었다
너는 또 하나의 거울
네 얼굴에서 나를 보고 있었다
파뿌리 결혼 맹세
참 잘 지켜지는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