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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우미양가 Dec 12. 2024

날마다 솟는 샘물


수증기로 촉촉해진 살갗을

얇은 슬립으로 감싼 채

밤새 너를 기다렸다

네 품에서 깨어나지 못할지라도

빠져들고 싶었지


그러나 첫 닭이 울고

먼동이 희뿌옇게 눈을 뜰 때까지

끝내 너는 오지 않았구나


지금 나를 기받치고 있는 건

벌써 며칠 째

목구멍너머로 한 주먹씩 쓸어 넣은 항생제,


소금에 절여진 간고등어처럼

머리부터 발 끝까지 가득 찬 약기운이

몸을 뒤척일 때마다 건조한 살갗 위로

불쾌하게 스며 나온다.


너는 오지 않고, 나는

찾아와 주지 않는 너를 기다리다 지쳐

점점 날카로워져 가고

지난밤, 비몽사몽 주술처럼 외워대던

내 믿음의 기도는 주파수가 틀렸던 것일까

하늘로 오르지 못하고 어디를 떠도는지…


불면,

너는 오늘 밤에도 나를 찾아오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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