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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우미양가 Dec 18. 2024

날마다 솟는 샘물


 단장지애 斷腸之哀, 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창자가 끊어지는 슬픔이란 뜻이다.

 진나라의 장수 환온이 촉나라를 치기 위해 함선을 지휘해서 강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다. 병사들의 식사를 위해 배를 정박시키자 이때 한 병사가 강변에서 새끼 원숭이 한 마리를 사로잡았고, 식사를 마치고 그대로  함선에 태워 떠나게 되었단다. 그런데 어미윈숭이가 제 새끼를 잡아간 사람들을 쫓아 백 리 길을 달려가 가까스로 새끼를 만났는데, 어미 원숭이는 새끼를 보자마자 그만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단다. 사람들이 하 이상해서 어미 원숭이 배를 갈라 보았더니 얼마나 애를 끓이며 쫓아왔던지, 창자가 마디마디 끊어져 있었다는 데서 유래된 고사성어다.


단장지애


어디쯤일까,

너의 손 놓친 곳이


네가 사라진 후

반쪽만 남은 심장으로 생을 산다는 건  

너무도 가혹한 일이어서

하루에도 몇 번씩 혼절하고 싶었다


밤마다 가슴 치며 눈물을 비워도

새벽이면 명치끝까지 다시 차오르는 슬픔

얼마만큼 애를 끓여야

눈물은 비로소 비등점을 넘을까

온몸의 물기 다 마르면

너 있는 그곳까지 날아오를 수 있을까


계절을 따라 별들도 조금씩 자리를 옮겨 앉는데

너는 지금 어디쯤에 머물고 있는지

수백리 쫓아가서라도 되찾을 수 있는

내 반 쪽 심장이라면

단장지애, 어찌 두려울까


오늘밤도 내 기도의 시작과 끝은 너를 찾아 헤매지만, 모든 슬픔이 끝나는 자리는 너를 만날 수 있는 그곳이기를,




 한낱 미물도 그러하거늘, 세월호도 그렇고, 이태원 사고도 그렇고 생때같은 자식을 잃어버린 모든 부모들의 마음이야 오죽하겠는가…

위 시는 금이야 옥이야 키워오던  열일곱, 어린 막둥이 자식을 가슴에 묻고 빈 껍데기 같은 육신을 신앙의 힘으로 지탱하며 살아가고 있는 지인을 위로하기 위해 쓴 시를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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