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 별들이 벚꽃처럼 피는 밤/이수미
손으로 재보면 고작 한 뼘도 안 될 것 같은
별과 별사이
저 수천만 개 별들을 뒤지다 보면
그중 어느 한 별에
강물이 두 줄기로 흐르다 합을 이루는
합수머리 같은 마을 하나 나오지 않을까?
꽃잎들이 빗금을 그으며 내려앉듯
최초의 중력을 얻은 별들이
캄캄한 계절을 날아다니고
이 나무에서 저 나무까지 광속으로 옮겨 다니며
거리마다 꽃을 피우는 마을,
그 강 언덕배기 어디쯤 있을
빈집 하나 찾아내
와이셔츠 단추 풀 듯 대문 열고 들어가
송진 냄새 그윽한 툇마루에서 누워
푹 , 한잠 잤으면 좋겠다
따스한 햇살의 늑골에 얼굴을 묻고
며칠 밤 낮 식음도 잊은 채,
너무 멀리 떠나와 돌아갈 생각조차 아예 포기한 채,
그렇게 잠든 나를
말없이 꿈뻑꿈뻑 내려다보고 있을
순한 물짐승 같은 사내와
이 땅에서의 인연일랑 다 잊어버리고
한생 전 그곳에서 살았으면 좋겠다.
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