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호명하며 경적은 울리고
잠으로부터 밀려나 앉은 어둑한 거실에 앉아
그대의 말을 꺼내봅니다
다시는 태어나고 싶지 않다는
그 쓸쓸한 말에
내 촛불은 아직도 흔들립니다
그러나 나는 그 말로 인해
다시 태어나고 싶어졌습니다
폭력과 모멸과 아픔의 바다를
헤엄을 처서라도 건너
그대라는 섬에 이르고 싶습니다
그대의 그 말 이전에 이르러
찬바람 스며드는 그대의 창문을 닫겠습니다
내 남은 고독과 선량함을 모두 모아
그대의 얇은 이불 위에 덮겠습니다
아침이 다시 온기로 채워질 때까지
그대 곁에서 싸늘한 어둠을 밀어내는
촛불로 흔들리고 싶습니다
내 마지막 남은 열기를 모두 태우며
흔들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