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음
특별한 재주가 있지도 않고,
평범 그 자체이지만,
내가 가진 조금은 특별한 능력이라면
바로 사람 얼굴을 잘 기억하는 점이다.
별로 의식하지 않아도,
동네에서 지나다니거나,
출퇴근길에 마주치는 사람들의 얼굴을 잘 기억해 낸다.
다른 사람들도 그런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내가 가진 조금은 독특한 능력이었다.
어떨 때는 조금 피곤하기도 하다.
왜 이렇게 이런 사람들의 얼굴이 다 기억나지.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엄마도 그렇단다.
이런 특별한 능력(?)을 닮은 것이었다.
닮는다는 것은 참 무서운 일이다.
뭐가 닮았을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내 모습은 부모님으로부터 온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니 어느 구석이 닮았는지 더 눈에 들어온다.
아이가 생기고 커가는 모습을 보니,
역시나 조금씩 내 모습이 보인다.
못마땅한 모습과 행동에 화를 내려다가도,
아, 나의 어렸을 때 모습인가 싶어서 뜨끔한다.
그리고 나 자신을 돌이켜보고 감정을 누그러뜨린다.
꽤 많은 시간을 통과하면서 그 닮음의 형태가 이어져오고 있다.
(아이가 커서 후손이 생기면) 앞으로도 그 모습이 이어질 것이다.
그 이어짐의 시간 중에 지금은 어쩌면 찰나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은 넉넉해지는 느낌이다.
그 모습으로 살아오셨고,
나도 살아가고 있고,
아이도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