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손 잡은거 후회 돼?
항상 궁금하고 항상 불안하다.
그날 내가 손을 잡자고 했을 때 유경이가 내 손을 잡아주지 않았더라면 나는 지금처럼 행복하지 못했을 텐데... 반대로 그 손을 붙잡았기에 유경이가 힘들어지진 않았을까 걱정된다.
몇일 전, 메리지 블루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그동안의 우울함을 고백했던 유경이에게 나는 별다른 말을 해줄 수 없었다.
그런줄도 모르고 피곤해하고 힘들어하는 유경이를 보채온 내가 너무 부끄러웠으니까. 언제나 그렇듯 쓸데없이 많은 말과 구렁이 담 넘어가듯 늘어놓는 헛소리로 유경이의 주의를 환기시킬 뿐이었다.
그때 유경이가 말했다. 여자는 원래 그렇다고. 결혼 전에, 임신 초기에, 출산 전에, 출산 후에 언제나 이렇게 우울한 시기가 찾아온다고. 그런데 나는 그런 건 없다고 믿는다. 유경이가 우울하면 그건 나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내가 유경이의 마음을 충분히 안아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보통 여자들이 모두 겪는다는 그 우울들이 유경이를 찾아오지 못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 나의 노력이 모두 제 값을 해낼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는 노력하고 있으니까, 언제나 유경이를 안아줄 준비를 하고 있으니까. 우울함이 유경이를 덥쳐올 때면 유경이가 나에게 안겨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