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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툰남편 김광석 Feb 16. 2020

결혼기념일 선물로 받은 뱅갈고무나무의 적응기

<서툰남편의 자서전 D+436>

지난 12월 8일은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이었다.


인천 문학경기장 셀프웨딩스냅


그리고 우리 부부는

이 날 새로운 가족을 집으로 들였다.


장모님께서 우리의 1주년 선물로 사주신

뱅갈고무나무였다.


아내나 나나

둘 다 식물을 키워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나무는 우리집에 와서

꽤나 오랜 적응기를 보냈다.



뱅갈고무나무가 처음 들어왔던 날 :)



보다시피 잎이 풍성하고

번들거리는 빛이 녀석의 건강함을 증명한다.



뱅갈고무나무 잎갈이의 전조


그런데 일주일 뒤

갑자기 잎의 색소가 빠지고


생기가 사라지며

축축 처지기 시작했다.


따뜻한 온실에만 있다가

우리집의 실온으로 들어오니

녀석은 그 변화에 놀랐는지 잎갈이를 시작한 것이다.


물론, 이 때 당시에는

이런 변화가 있었는지도 감지하지 못했다 ㅠㅠ


아마 이 때 변화를 느끼고

안방으로 들여놨다면

녀석은 잎갈이를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너무 안타깝고 미안하다 ㅠ


뱅갈고무나무 잎갈이의 시작



잎이 툭 툭

연속으로 세 장이나 떨어졌다.


그제서야 우리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뱅갈고무나무의 잎갈이는

검색만 하면 1만 건의 정보가 쏟아질 만큼

굉장히 흔한 상식이지만


우리 부부는 이를 잘 몰랐기에

당황해하며 발만 동동 굴렀다.



뱅갈고무나무 잎갈이의 절정

3주 정도 흘렀을 때

하루에도 5~6장씩 잎을 떨궜다.


우리는 녀석이 물을 마실 때도 됐고

다른 방도가 없으니

일단 물을 주기로 했다.


물을 머금고 며칠 힘을 내던 녀석은

결국 자신이 가진 모든 잎 중

4장만을 남긴 채 모두 떨궈버렸다.


결국 이래저래 정보를 모으러 다니다가

조금이라도 더 따뜻한

안방으로 들여놔보자는 것으로

우리의 의견이 맞았고,

녀석을 안방으로 들여놨다.


안방으로 자리를 옮겨주자

금새 새순을 키워내고 있다.


우리의 몸에는 따뜻하다고 느꼈던 거실이

녀석에겐 혹한의 추위였나보다.


결국 우리는 안방 온도를

24도로 유지하며

녀석의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재미있는 건

식물이 아플 땐


1.

오히려 물을 조금 적게 주고

(딱 필요한 만큼만 주고)


2.

영양제는 주지 않는다.


라는 두 가지 철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프면 더 많이 주고

더 잘해주고 싶은 우리의 마음과 달리

식물의 입장에선


뿌리도 숨쉴 틈이 필요하고

딱 필요한 양분만 공급되어야

더 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주일 뒤,

나무에는 새로운 잎이 펼쳐지고

쑥쑥 커가는 모습이 느껴졌다.


그래서 우리는 이녀석의 재탄생을

관찰해보기로 했다 :)


채광으로 인한

노출 변화를 예측하지 못해

색감은 영 아쉽지만

잎이 커가는 모습을 보기엔 충분하니

감안해서 봐주시길 :)


뱅갈고무나무 반나절 성장동영상뱅갈고무나무 반나절 성장동영상


아래는 변화 포인트가 명확한 순간들의

컷을 나눠본 사진이다 :)


뱅갈고무나무의 성장 오전 7시


뱅갈고무나무의 성장 오후 12시


뱅갈고무나무의 성장 오후 3시


뱅갈고무나무의 성장 오후 7시



뱅갈고무나무의 성장 오전 7시~오후 7시


영상에선 크게 변화를 느끼지 못했지만

첫 사진과 마지막 사진을 보면

엄청 빠르게 자람을 알 수 있다 :)


나무의 성장만 지켜보아도

이렇게 즐겁고 뿌듯하고 행복한데


자신이 낳은 아기

직접 키우는 강아지처럼

움직이고, 눈빛을 교감하는 아이들을 키우면

얼마나 뿌듯하고 재미있을까?


나무를 키우며

생명의 존귀함을 느끼는 요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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