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타임스퀘어의 밤은 'I'의 마음도 뛰게한다.

브라이언트 파크, 한인타운, 타임스퀘어

by 이정우 LJW

트레이더조에서의 쇼핑을 마치고 숙소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으며 잠깐의 휴식을 가졌다. 아이폰의 건강앱을 누르니 이미 걸음수는 3만보를 넘겼다. 뉴욕시간으로 오후 8시, 미리 신청한 야간동행투어의 집합장소로 나가야 한다. 한국이었다면 그냥 시원하게 취소할 법도 했지만 여기는 뉴욕. 내 인생에 다시는 못 올지도 모르는 여행지였다. 파워냅이라고 했었나? 예전에 잠깐 본 유튜브 영상에서 10분의 파워 낮잠으로 몇 시간의 잠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는데. 그래, 10분만 긴장한 상태로 자면 회복도 되고 바로 깰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나는 호기롭게 눈을 감았다.


다행히도 나는 약속시간 10분 전에 눈을 떴다. 더 다행인 건 숙소에서 약속장소까지 걸어서 5분 정도 걸린다는 것. 부리나케 옷을 추스르고 나가 집합장소에 도착하니 내가 가장 마지막에 온 예약자였다. 나눠준 송수신기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썼던 것과 거의 비슷한 기계였다. 가이드의 인솔과 해설을 들으며 뉴욕의 도심을 걸을 수 있었고 추가된 건 뉴욕과 관련된 팝송이 배경음악으로 계속 나온다는 것. 밤늦은 시간이라 추울까 봐 옷을 든든히 입었지만 뉴욕의 1월은 걸으면 오히려 덥다 싶을 정도로 따뜻했다.

IMG_7855.JPG 야간투어 여행의 시작. 매디슨스퀘어광장 앞에서.

부부, 모녀 등 2~3인의 단체가 대부분이었고 나 포함 3명은 혼자온 여행객이었다. 우연히 걷다가 혼자 온 남자 여행객의 스마트폰을 봤는데 하트가 적힌 이름의 분과 카톡을 하고 계셨다. 연인이 있는데 허락받고 혼자 오신 건가? 나는 사람에게 관심 없는 척하면서도 낯선 사람의 속사정을 알게 되면 괜히 재밌다ㅎ. 또 가이드분이 들려주는 뉴욕이라는 도시의 속사정을 알게 되니 괜히 이 도시에 정이 더 가는 듯하다. 그래도, 이곳이 삶의 터전이 되는 순간 학을 뗄 정도로 싫어질 수도 있겠지.


뒤늦게 합류하는 분이 우리를 찾지 못해 10분 정도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그분들의 이름을 같이 외치며 찾았던 에피소드를 제외하고는 계속 걸으며 구경하고 가이드분의 이야기를 듣는 일정이었다. 매디슨 스퀘어파크에서 시작하며 쉑쉑버거 1호점을 구경한 것을 시작으로 뉴욕을 종각역 젊음의 거리로 만들어버리는 코리아타운의 한글 간판도 재밌게 구경했다. 이 야간투어의 특징은 또 스냅사진을 가이드분이 찍어주시는 것이었는데 나같이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이것 또한 큰 장점이었다. 실제로 받아본 사진은 생각보다 잘 나와서 참 맘에 들었다.


뉴스에도 한번 나왔던 이야기였는데, 한창 코로나가 심해질 당시 중국인이 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퍼트린 주범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어 아시아인을 향한 '묻지 마 증오 범죄'가 사회현상으로 대두되던 때가 있었다고 한다. 그때 코리아 타운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었는데 비비큐 회장님이 뉴욕 경찰들에게 비비큐 치킨 15% 할인 정책을 펴면서 코리아 타운에 자연스럽게 경찰이 자주 방문하게 만들었고 그 덕분에 범죄율이 감소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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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타운 입구(좌), 마치 종각역 젊음의 거리를 연상시키는 코리아 타운의 한글간판 건물들(우)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보고 코리아타운을 거쳐 메이시스 백화점을 거쳤다.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스냅사진을 1차로 찍은 뒤 이번 야간투어의 하이라이트인 타임스퀘어로 갔다. 사실 뉴욕 여행 통틀어 기억 남는 순간이 몇 개가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타임스퀘어의 야경이 내 눈에 펼쳐진 순간이었다. 엄청난 인파와 내 모든 시선에 자리 잡고 있는 형형색색의 네온사인. 티브이로만 보던 삼성과 엘지의 광고판. 가이드분의 이야기에 따르면 새해 카운트다운을 볼드롭 행사라고 하는데 그때 타임스퀘어 광장 안에 있는 사람들은 거의 하루 전부터 그곳에 자리를 지키던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고 한다. 그만큼 사람이 많다고. 오늘은 정말 없는 편이라고 하는데 그럼에도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많았다. 내가 정말 뉴욕이라는 도시에 왔구나. 내 첫 혼자 해외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지금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내가 왜 좀 더 일찍 이 도시에 오지 않았는지. 해외여행에서의 경험은 경험이 아니라 소비라며 극구 만류했던 유튜브 영상과 여러 사람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들이 틀렸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여행을 굳이 목적성 안에 집어넣어 '경험'이라는 이유를 굳이 달고 싶지 않다. 꼭 여행에 목적이 있어야만 할까? 무엇에 홀린 듯 비행기 표를 끊고 숙소를 잡고 휴가를 썼던 그때의 나는 인생의 생애주기에서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그래도 예전에 비해 미주로 가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저가항공도 있어 여행의 장벽이 많이 낮아졌고 다니고 있는 회사의 가장 큰 복지인 해외숙소 지원을 이용할 수 있었으니, 내가 결단만 내리면 많은 비용 들이지 않고도 충분히 갈 수 있는 상황인 것도 결단에 한몫했다. 시간은, 지나가버리면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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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스퀘어(좌)와 야간투어 종료 장소인 Stereophonic 극장 앞(우)

타임스퀘어의 상징인 전광판 앞에서 스냅사진을 찍은 후 브로드웨이의 라이온킹 공연장 앞에서 야간투어는 종료되었다.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가는 길, 어느 때보다 뿌듯했던 여행 일정이었다. 다음날은 리버티 섬으로 가서 자유의 여신상을 본 다음 월스트리트를 갈 계획이다. 여행은 이제 절반쯤 지나고 있다.



#정리

1. "매디슨스퀘어광장 - 코리아타운 -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 메이시스 백화점 - 브라이언트 파크 - 뉴욕공립도서관 - 타임스퀘어"로 이어지는 일정이었다.

2. 당연히 보겠지만, 뉴욕의 타임스퀘어 야경은 꼭 보기!


#미국 여행 꿀팁 7

1. 엣홈트립의 뉴욕 야간투어는 여행에 도움 되는 뉴욕의 이야기와 랜드마크에 관련된 역사, 스냅사진도 얻을 수 있어 한번쯤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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