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숭늉이 나올 때 나는 울었다...

북창동순두부 뉴욕 한인타운, 소호거리

by 이정우 LJW

오늘의 점심은 너무나 먹고 싶었던 한식으로 결정했다. 먼 타지에서 먹는 한식은 어떨까? 뉴욕 한인타운의 한가운데 있는 북창동 순두부라는 곳으로 갔다. 붐빌 때는 웨이팅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이라고 하는데 내가 갔을 때는 비수기에 평일 점심이라 사람은 많았지만 기다리지는 않고 입장할 수 있었다. 누가 봐도 한국사람이 나를 맞아주었는데, 내 바로 앞사람이었던 한국 관광객이 나와 똑같은 생각을 했는지 '한 명이요!'라고 너무나 당당하게 말했으나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전혀 한국말을 못 하는 그저 동양인처럼 생긴 서양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자리에 앉아 메뉴 주문을 받아주시는 분은 한국사람이었다.


가장 많이 시킨다는 'LA갈비 콤보'를 시켰고 순두부는 내가 좋아하는 곱창순두부를 시켰다. 메인메뉴 전 나오는 반찬들. 콩자반, 김치 등이 나오는데 정말 순간적으로 내가 한국에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맛이 한국과 똑같았다. 현지화가 된 것이 아니라 정말 그냥 한국식 그대로 나오는 것을 보고 영어를 쓰는 주변 손님은 어떻게 느끼는지 돌아보니 다들 맛있게 먹고 있는 것이었다. 우리가 서양의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것처럼 이 사람들도 한국의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찾아서 먹는구나,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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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창동순두부 외관(왼쪽)과 내관(오른쪽). 서양사람들도 한국의 칼칼한 맛을 즐긴다는 것이 놀라웠다. 내가 시킨 LA갈비 콤보세트 (가운데)

사실 혼자 먹기에는 양이 좀 많았다. 하지만 든든히 먹어야 애매한 시간에 배가 고프지 않겠다는 생각에 억지로라도 모두 다 먹었다. 너무 맛있게 먹어 카드결제할 때 팁도 같이 결제했다. 카드로 팁을 결제하면 서빙하는 분께 돈이 가는 건가?

IMG_7976.JPG 마지막에 주는 숭늉을 보고 마음이 녹았고, 먹는 순간 눈물을 흘렸다. 뉴욕에서 먹는 숭늉이라니......

번외로, 점심을 다 먹고 가게 화장실을 갔는데 분명히 아까 나보다 먼저 입장해서 한국말로 '한 명이요~'라고 이야기했던 분을 만났다. 문 앞에 서있길래, 당연히 한국말로 '안에 사람 있나요?'라고 했더니 잠시 고민하시더니 영어로 'Yes'라고 하는 것이었다. 나는 좀 당황해서 '오.. 오케이'하고 좀 기다리다 주변 메이시스 백화점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생각으로 나왔다. 아무래도 내 앞에서 본인의 정체성을 한국사람으로 드러내기가 부담스러웠나 보다.


다음 목적지는 소호 거리였다. 지하철을 타고 10분 정도 가면 나오는 스프링 스트리트 역에서 내리면 보이는 거리가 소호 거리다. 우리나라의 성수동처럼, 힙한 감성의, 편집샵, 소품샵도 많고 우리가 익히 잘 아는 힙한 브랜드 스토어가 모여있는 거리. 사실 소호거리는 뉴욕을 떠나기 하루 전에 한번 더 갔는데 처음 간 오늘은 사실 거리가 참 예쁘다 말고는 감흥이 없었기 때문이다. 거리가 예쁘다는 느낌은 둘째 날 역에서 메트로폴리탄을 가기 위해 거쳐갔던 센트럴파크 주변의 거리에서도 똑같이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내가 소호 거리를 잘 몰랐기 때문에 느꼈던 초보 여행러의 실수였고 며칠 뒤 갔던 두 번째 방문에서는 여러 편집샵과 소품샵을 돌아다니며 소호의 매력을 듬뿍 느꼈다. (두 번째 방문 때 할리우드 연예인 만난 썰도 풀 예정!)


사실 소호 거리의 힙한 감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은 카페라고 생각했다. 커피 한잔 시키고 앉아 그 매력을 천천히 느끼고 싶었고 사실 너무 많이 걸어 무거운 몸을 좀 쉬고 싶기도 했다. 근데 이미 사람들은 꽉 차있었고, 내 느낌인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온 커플 관광객이 카페에 정말 많았다. 자리가 사실 애매하게 1~2자리가 있었지만 타지에서 만난 한국 커플 관광객 사이에서 앉는 게 어찌나 부담스럽던지? 그 당시는 왜 이렇게 부담스러운지 모르겠으나 아마 혼자온 남자 한국 관광객이라는 시선이 내게는 좀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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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에서 나와 바로 보이는 소호거리 풍경(왼쪽)과 소호의 메인거리(오른쪽)

다시 스프링 스트리트 역으로 와서, 다음 장소를 고민하다 허드슨 베이에서 하이라인을 걷고 첼시마켓을 가는 루트를 찾았다. 살짝 몸이 무거웠지만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라 생각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정리

1. 북창동 순두부 뉴욕 한인타운점(?)에서 LA갈비 콤보세트를 먹었다. LA갈비와 순두부가 나오는데 순두부 종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고, 정말 다양한 순두부가 있었다. 맛은, 한국에서의 그 칼칼한 맛과 똑같다.

2. 소호거리는 편집샵, 소품샵 등 가게를 들어갈 목적도 좋고 거리에서 사진 찍는 목적으로도 정말 좋다. 너무 예쁘고 힙한 거리다.


#미국 여행 꿀팁 10

1. 북창동 순두부 가게 안에도 화장실이 있는데 좀 협소하다. 화장실이 급하지 않다면 한인타운을 북쪽으로 바라보고 왼쪽으로 가면 메이시스 백화점이 있으니 거기에서 해결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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