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늘 막내입니다> 2부
엄마 지갑에서 내 명함을 발견했다. 나를 자른 회사였다. 엄마한테 내가 회사에서 잘려 현재 프리랜서로 일한다고 말하지 못했다. 말했으면 엄마는 나보다 더 많이 걱정하고, 한숨 쉬실 게 뻔했으니까. 그래서 속앓이 하며 별로 없는 적금을 깨고,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며 생활을 이어갔다. 아르바이트도 나이 제한이 있어서인지, 연락이 잘 오지 않았다. 그래도 가만히 있는 것보다 뭐라도 해야 심적으로 편했기에, 매일 알바몬을 봤다. 다행히 주 2일 6시간씩 일하는 창작 학원에서 연락이 왔다. 글 쓰는 일만큼은 꼭 하겠다는 다짐을 해서인지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내 글을 피드백받아본 적이 없고, 관련된 일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배우는 게 있지 않을까 싶었고. 뭐든 내 관심분야에서 일하면 마음이 편했다. 경력 인정여부를 떠나 좋아하는 일부분에 속해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으니까.
프리랜서라고 하면 '멋있다'라는 말을 종종 듣곤 한다. 내가 모든 일의 결정권 자이며 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일을 찾고, 그 일을 해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결정하기 이전에 모든 일을 주도해야 한다.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에디터에게 글 의뢰를 쉽게 할 수 없기 때문에 여러 프리랜서 플랫폼에 등록하여 나를 알리는 일을 꾸준히 했다. 브런치에 글 쓰는 일도 그중 하나였다. 이렇듯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다. 즉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은 수익이 없는 날이기 때문에 불안에 굶주릴 수밖에 없다. 즉, 아르바이트로 고정적인 수익을 만들면서 꾸준히 글을 썼다.
프리랜서 플랫폼 소개(글 작가)
이 일을 해도 되는 능력이 있는가, 이 정도 단가를 받아도 되는가 등 모든 게 낯설고 선택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나는 내 노동을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는 사람이었다. 우선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할 필요가 있었고 나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어야 했다. 제일 먼저 명함을 만들었다. 우선 엄마 지갑 속에 있는 내 명함을 버리고 싶었다. 명함을 만들기 위해서는 브랜드를 대표할 이름이 있어야 했다. 브랜드의 얼굴인 이름과 로고는 중요하다. 그렇기에 며칠 걸려 계속 고민했다. 다른 출판사 이름을 보기도 했고 다른 브랜드 이름이 탄생한 과정을 보기도 했다. 그러니 오히려 더 어려웠다.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고 내가 출판사를 운영한다면 사람들에게 어떤 글을 보여주고 싶은지 어떤 책으로 내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싶은지를 고민했다. 부끄럽더라도 솔직한 만큼 중요한 게 없다고 생각했고 하나하나 진실되게 작성하자는 뜻에서 '솔직한 밤' 솔밤이라고 정했다. 이름도 중요하지만, 책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책을 출간하면서 브랜드의 정체성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니까. 앞으로 내가 쓰려는 글의 중심을 잡고 콘셉트와 가치관을 잘 들어낼 수 있는 책을 만들거라 생각했다.
로고보다는 나라는 사람을 브랜드화하고 싶어서 일러스트로 작업하여 명함을 만들었다. '작가'라고 적으니 쑥스럽기도 하면서 어떤 일이든 프로답게 잘해보자라는 마음이 더 강해졌다. 내가 내 일에 부끄러워하기보다 그 명칭에 걸맞은 사람이 되도록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일러스트는 의뢰를 맡기고 이메일과 브런치, 인스타그램을 적어 명함을 출력했다. 200장이 넘은 것 같은데 2만 원도 되지 않았다. 그렇게 명함을 만들고, 각 플랫폼에 내 이력과 할 수 있는 일을 등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