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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색의 바다, 브릭스 엄

by 지구별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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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네스 숙소에 묵는 동안 동네 맥주도 마시고 동네 육류도 사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여행할 때 몇 가지 원칙이 있는데 그중에 숙소를 정하는 원칙도 있다. 하루 밤 묵을 경우에는 무조건 호텔, 이틀 이상 묵을 경우에는 무조건 집 전체를 빌리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여행을 했다. 토트네스에 머문 시간은 짧았지만 전체 여행 일정에 비하면 다른 일정에 비하여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낸 곳이 토트네스다. 숙소는 토트네스 성벽에 쌓아 올린 붉은 소재의 벽돌과 전탑 형식으로 쌓아 올리 듯 지은 집이다. 붉은색의 낮은 이층 집은 주변의 목가적인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집이었다. 도착하던 날 시골 외곽에 자리한 집을 찾는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지 집주인은 외진 시골길에 나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우리 일행은 멈추어 버린 내비게이션을 원망하며 집 숙소 주변 외진 길을 두 바퀴나 돌고 있었다.


집에 들어서니 거실 한쪽 벽에 바다를 풍경으로 한 예쁘게 채색된 알록달록한 집이 바닷물에 실루엣으로 비추어진 그림이 걸려있다. 너무 이쁜 풍경이다. 순간 통영 바다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주인에게 여기가 어디냐고 물으니 브릭스엄이라고 한다. 돌아가는 길에 꼭 한번 가보라고 한다. 짧은 토트네스 일정을 마치고 배웅인사를 나온 집주인은 브릭스엄(Brixham)이 이쁘니 꼭 들렀다 가라고 당부하듯 말을 전한다. 일행은 점심을 브릭스엄에서 하기로 하고 그 길로 브럭스엄을 향했다. 도착하니 집주인의 말처럼 알록달록하게 채색된 집이 바닷가에 실루엣으로 비추고 있다. 집은 파란색, 붉은색, 분홍색 등 각자의 색으로 브릭스엄을 빛내고 있다. 항구에서 건너갈 수 있는 배표를 파는 아가씨는 배타라고 연일 손 짓을 한다. 아기씨의 손 짓을 뒤로하고 우리는 항수 앞 카페에서 커피와 약간의 다과를 먹으려 시간을 보냈다. 카페는 세상의 평온을 갖다 놓은 듯 햇살이 따뜻하게 카페를 비춘다. 그날의 풍경, 그날의 그윽한 향의 커피, 그날의 따뜻한 햇살은 아직도 브릭스엄을 기억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아름답다.


사우스 데본의 브릭스엄은 영국에서 손꼽는 아름다운 항구도시이다. 바다를 향한 수많은 어선은 바다와의 치열한 시간을 보내며 물고기를 낚는다. 낚인 물고기는 브릭스엄의 수산시장으로 향한다. 브릭스엄의 생선과 해산물은 영국에서 가장 신선한 곳으로 꼽힐 정도로 소문난 곳이다. 바닷일을 하는 브럭스엄 사람에게는 전쟁 같은 날일 수 있지만 잠깐의 방문지였던 브릭스엄은 여전히 아름답고 찬란했던 여행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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