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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냥갑 Aug 23. 2020

인정받고 싶다.... 미치도록!!!!

내가 인정받고 싶은 대상은 누굴까?


사람들은 누구나 인정 욕구에 허우적댄다. 남에게 따봉을 받고 싶고 하트 개수가 몇 개 인지 하루에도 수십 번씩 확인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기대했다가 실망하는 게 힘들어서 아예 sns 자체를 하지 않게 되기도 한다.


인정 욕구에 대해 나의 경우를 떠올려보면 나는 옛날에는 아버지의 인정을 받고 싶었다. 아버지는 칭찬을 해주시는 법이 없었기에 내가 100점을 맞든 1등을 하든 칭찬해주시지 않으셨다. 그냥 ‘잘했다’ 한마디셨다. 공부를 하라고 잔소리한 적 한 번 없으셨지만 내가 좋은 성적을 받아왔을 때 그에 대한 보상이 없으니 나는 다른 보상을 찾기 시작했다. 내 안에서의 만족이었다. 근데 100점을 맞아도 만족스럽지가 않았다. 그때부터였던 거 같다. 나는 점수가 아니라 뭐에 더 심장이 뛰고 뭘 더 원하는지 나에 대해 깊이 알고자 했던 게.


사람들은 불특정 다수, 또는 가족, 친구, 또는 자신이 존경하는 인물로부터 인정을 받고자 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인정을 받은 다음에 우리가 느끼게 될 감정에 대해 한번이라도 상상해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한번 상상해보자. 내가 인정받고 싶어 했던 아버지로부터 나는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칭찬과 인정을 받게 되었다. 아버지는 눈물을 쏟으시면서(이성으로 똘똘 뭉치셨고 눈물을 보이는 일이 없으시다) 나에게 ‘네가 최고다. 너무너무 자랑스럽다’며 만면에 미소를 가득 띠시며 내가 자랑스러운 이유들을 끊임없이 말씀하신다고 치자. 그다음은?


인정받고 나면 만족할까?

나는 상상 속에서 그 말을 아버지로부터 들었을 때 나의 감정에 뿌듯함이 있을 것인지를 살펴봤다. 잠깐 동안은 기분이 좋겠지만 그저 그뿐이었다. 그걸 알게 된 순간 공허했다. 내가 그렇게 바라던 것이 이 한마디였나? 이것 때문에 내가 괴로워하고 아버지를 마음속에서부터 원망하고 서운해했던 건가? 너무나도 허탈했다. 그럴 필요 없었던 감정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아버지의 인정을 갈구할 필요가 없는 건가 싶으면 그건 또 아니다. 나는 자랑스러운 아버지 딸이고 싶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버지가 나를 인정하건 안하건 나는 자랑스러운 아버지 딸인 거다. 아버지가 나를 인정하는 마음을 속으로 가지고 계시던 말로 안 한 것뿐이라고 생각하면 나는 이미 인정받은 것과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우리는 꼭 말이나 결과물로 인정을 받아야만 우리의 인정 욕구가 충족되는 걸까? 그저 내가 나를 인정해주는 건 어려운 걸까.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더 발전하고 있다는 걸 안다면 그것만으로도 자랑스러울 것이다. 나는 나 자신을 인정해주는 게 그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야 하고 그거야말로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나를 인정해주지 않은데 그 누가 나를 인정해준다고 그 목마름이 해소가 될까?


인정받고 싶은 대상 구체화시켜보기

미치도록 인정받고 싶고 인정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자신이 정확히 ‘어떤 대상’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은지 생각해보길 권해본다. 그리고 구체적인 상황을 상상으로 시뮬레이션해보는 거다. 그러다 보면 나의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나는 왜 ‘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거지? 인정을 못 받으면 나는 불행한 걸까. 왜 그 사람이어야 하지? 다른 사람이면 안되나? 나는 그 사람에게 인정받으면 그다음에는 행복한 걸까? 등등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보는 것이다. 이게 어렵다면 글로 질문들만이라도 써놓고 생각날 때마다 그 답변을 이어가면 된다.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다 보면 생각이 끊기게 되고 휘발되기 때문에 이어지기 힘들다. 하지만 글로 남겨놓으면 후에 그 글을 다시 읽게 되고, 생각이 끊긴 맨 마지막 줄부터 다시 생각을 이어갈 수 있다.



누구에게나 인정 욕구는 있다. 하지만 거기에 얽매이다 보면 괴로운 늪에 빠질 수 있다. 그러니 막연한 대상으로부터 인정을 받으려고 하면서 자신의 욕망을 무시하지 말고, 자신의 욕망을 제대로 마주해보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P.S.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계기

https://brunch.co.kr/@onekite102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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