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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이든소년 Oct 04. 2024

1. 정체성 이야기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인류를 대표하는 천재가 누구인지 묻는다면, 가장 많은 사람들이 떠올릴 인물은 상대성이론의 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일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처음부터 과학계의 주목을 받은 것은 아니다. 아니, 만약 아인슈타인이 당시에 주장한 상대성 이론에 대한 가설을 어떤 사람이 실제로 관찰해서 증명하지 못했다면, 지금의 아인슈타인이 가진 명성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사람은 바로 영국의 과학자 아서 스탠리 에딩턴이다. 영국 버밍엄대학교의 총장을 역임한 올리버 로지는 에딩턴이 아니었으면 아인슈타인은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에딩턴은 아인슈타인의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1919년 4월에 아프리카에 있는 프린시페섬에 직접 가서 일식 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 덕분에 아인슈타인의 가설은 ’과학의 혁명‘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지금까지도 아인슈타인을 가장 유명한 과학자로 알려지게 만들었다.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은 ‘1) 아인슈타인은 독일인이고 에딩턴은 영국인이다 2) 두 사람이 협력한 1910년대는 제1차 세계대전이 벌어진 시기다. 3)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과 독일은 적대국이다.’라는 것이다. 즉, 적국의 과학자인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영국인인 에딩턴이 직접 지구를 가로지르는 원정을 이끌었다. 에딩턴은 과학자라는 정체성이 있었고, 당시 팽배했던 민족주의와 인종 차별 주의에서 자유로워지는 미래를 상상했다. 그의 정체성을 엿볼 수 있는 하나의 문장이 있다. “위도와 경도는 국경을 고려하지 않습니다.”


 정체성을 뜻하는 identity는 라틴어 ‘identitas’에서 유래되었고, 이는 ‘동일함’, ‘본질적인 특성‘을 뜻하는 ‘idem’에서 파생되었다. 그렇기에 정체성은 ‘변하지 아니하는 존재의 본질을 깨닫는 성질, 또는 그 성질을 가진 독립적 존재’라는 의미를 갖는다. 개인의 정체성은 자아라고도 부를 수 있다.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것은 곧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발견하는 과정이다. 물론 정체성은 여러 가지 모습을 가질 수 있다. 누군가의 남편이나 자녀, 또는 부모일 수 있고, 자신의 직업일 수도 있다. 인종이나 국적, 또는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 정체성일 수 있다. 이처럼 정체성은 하나가 아니지만, 그중에서도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정체성이다.


 잠깐 개인적인 이야기를 적어보려 한다. 나는 언제나 내가 마주하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해 왔다. 처음 시작은 경제적인 부분이었다. 매달 얼마를 벌고, 얼마를 쓰는지 정리한 후 어느 정도의 금액을 어디에 투자하는 게 좋은지 고민했다. 어느 날에는 운동을 하다가 허리를 다치기도 했다. 또 어느 날에는 극심한 슬럼프로 인해 우울감마저 경험했다. 이런 일을 겪어내면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기는 것에 대해서도 공부했다.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갔다고 생각이 될 무렵, 과거의 내가 겪은 어려움을 마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나는 그들이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 가지 조언을 줬고, 그로 인해 사람들이 나처럼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을 봤다. 그러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고, 나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답을 조금씩 찾아가기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나는 내가 배운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서 그 사람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변화시키고 싶다. 이것은 내가 남을 위해 살아가고 싶은 이타적인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철저하게 이기적인 사람이다. 그렇기에 이타적일 수 있는 것이다. 개개인의 삶이 풍요로워진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더욱 번영할 것이다. ‘헬조선’이라는 단어가 나온 지도 어언 10년이 지났고, 이제는 ‘탈조선’을 지나서 100년 안에 소멸할 것이라고 한다. 자본주의는 결코 제로섬(zero-sum : 양쪽의 총합계가 0이 된다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 글은 ‘학교에서 절대 알려주지 않는 것들’에 관한 글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온 시점은 인생에서 가장 결정적인 시간이다. 그 시점에는 적어도 ‘내가 누구이며,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현실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성인이 열 명 중 한 두 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나는 학교에서 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배워본 적은 없다. 안타까운 것은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같은 상황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청춘 심리학자 맥 제이 교수는 자신에게 상담하러 오는 내담자들에게 현실과 본인에 대한 질문을 던질 때 보이는 가장 흔한 반응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하세요?”가 아니라 “왜 지금껏 아무도 이런 말을 안해줬을까요?”라고 한다.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그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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