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수렵과 채집의 시대를 지나 농경 사회를 거치고 산업 사회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아프리카에 있는 어느 부족은 1년에 1만 대가 넘는 수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21세기에도 여전히 수천, 수만 년 전의 인류의 모습 그대로 살아가고 있다. 건강심리학자이자 스탠퍼드 대학교 심리학 강사인 캘리 맥고니걸 박사는 책 <움직임의 힘>에서 하드자족을 소개한다. 하드자족은 거의 온종일 사냥을 하거나 먹이를 구하러 다닌다. 남자는 손수 만든 활과 독화살을 들고 아침 일찍 나가서 작은 새와 개코원숭이 등을 닥치는 대로 잡는다. 여자는 오전에 나가 베리류와 바오밥나무 과일을 따고 땅에서 덩이줄기를 캐는데, 10킬로그램 정도 모으면 숙소로 돌아왔다가 오후에 다시 나간다. 듀크 대학의 인류학 교수인 허먼 폰처는 리서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하드자족 남녀에게 활동 추적기와 심박수 측정기를 부착해 새벽부터 해 질 녘까지 그들의 활동을 기록했다. 하드자족은 달리기처럼 중간에서 고강도 활동을 두 시간쯤 하고, 걷기처럼 가벼운 활동을 여러 시간 했다. 남자와 여자, 혹은 젊은이와 노인의 활동 수준은 별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나이를 먹을수록 더 활발하게 활동했다.
하드자족에게서는 산업화된 사회에 만연한 심혈관계 질환이 보이지 않는다. 동일 연령의 미국인과 비교하면, 하드자족은 혈압이 낮고, 콜레스테롤과 트리글리세리드, C-반응성 단백질 등 향후 심장마비를 예측하는 척도인 혈류 내 염증 수치도 매우 낮다. 이렇게 건강한 심장은 흔히 신체 활동 수준이 높은 집단에서 보게 된다. 폰처는 하드자족 사이에서 현대의 유형병 두 가지, 즉 불안감과 우울증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 또한 매우 놀랍다고 했다. 그들의 활발한 생활 방식과 관련됐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기도 어렵다. 실시간 추적 조사에서 사람들은 활발하게 활동할 때에 가만히 앉아 있을 때보다 더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평소보다 더 활발하게 활동한 날 자기 삶에 더 만족해했다.
<학교에서 절대 알려주지 않는 것들>의 두 번째 챕터는 건강이다. 신체와 정신 건강을 모두 다루면서 나눠질 수 없는 이 두 가지 요소들을 각각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살펴볼 것이다. 21세기에 사는 사람들이 하드자족처럼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대수명 12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건강은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특히, 정신 건강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중요하다. 본인이 아프더라도 아픈지 모르고 살아가는, 아동, 청소년, 청년, 장년들을 주위에서 많이 만난다. 나 역시 그렇게 아픈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길지는 않았지만 매우 두려웠고 불안했으며 우울감마저 느꼈다. 그래서, 건강 챕터를 읽고 난 사람들은 내가 극복했듯이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추신. 일요일부터 아팠던 병은 급성 장염이었습니다. 무엇을 잘못 먹은 것인지는 따져봐야겠지만, 다시 한번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습니다. 아프면 어린애가 되는 사람이 있는데, 제가 바로 그런 부류의 사람입니다. 그런 어린아이를 틈날 때마다 정성껏 간호해 준 소중한 나의 가족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