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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jeong Kang Feb 18. 2018

귀향

Things are going to get easier

(Julian Alden Weir, The Bridge: Nocturne)


센트럴파크 북쪽의 반짝이는 호수를 돌아

센트럴파크 남쪽의 날 선 스케이트장을 돌아


집에 간다.

집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짐은 무겁다.

한 달 전부터 회사 창고 구석에 밀어두었다.


JFK공항 4 터미널 쉑셱버거가 맛이 있다.

인천공항 지하 김치찌개가 맛이 없다.

이런 날도 있다.


엄마와 절인 배추를 날랐다.

한 장씩 치댄다.

정성껏 치대면 양념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굴이 부족하다.

짜다.

수육이랑 먹는 것 말고는 소용이 없다.


내 프로젝트는 항상 마지막에 엎어진다.

하나씩 끝냈다.

최선을 다하면 에너지가 남지 않는다.

시간만 지난다.

싫다.

엄마랑 김장하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다.


남항대교의 불빛이 등대가 되어줄 리 없다.

북항대교의 불빛이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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