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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누우리 Oct 13. 2020

직장생활 수명 연장의 기술 6가지

직장인 스트레스 관리 필살기

저도 이렇게 직장생활을 오래 하게 될 줄 몰랐어요. 작정을 했으면 20년 동안 직장생활을 못했을 거예요. 물론 한 곳에서 20년을 근무한 것은 아닙니다.


모든 분들에게 통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하루하루 고통받고 있는 직장인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 직장생활 20년 필살기를 공유드립니다.


*이런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 하루하루 출근하는 것이 고통스러워요.

- 스트레스 때문에 흰머리가 많이 났어요.

- 상사한테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 사업은 관심 없고 직장생활은 길게 하고 싶어요.


**주의사항

앗! 직장생활에 업무능력은 기본입니다. 업무스킬이 부족하면 일단 이것부터 쌓으셔야 해요. 업무스킬이 부족하면 아래 스킬은 크게 도움되지 않습니다.



1) 1단계 : 나에게 멈춤 선물하기


일단 스트레스를 받으면 잠깐 멈추세요. 호흡을 해도 좋습니다. 점심에 산책을 해도 좋아요. 너무 스트레스받으면 혼자 커피를 한잔 해요.


이때 다른 분들과 이야기하면 스트레스가 더 쌓여요. 그리고 감정이 격해 있을 경우에는 실언을 할 수가 있습니다. 조용히 하늘도 보고, 잠깐 근처를 걸으면 더 좋습니다.


일단 스트레스받는 공간에서 나오세요. 화장실이라도 가는 거  좋습니다. 5분이라도 멈추세요.



2) 2단계 : 회사에서 소소한 이벤트 만들기


제 업무 중 하나가 보안 기획이어요. 직업병 덕분에  일상에도 타이틀을 붙이는 게 습관입니다. 저는 이것을 일상 기획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제가 만나고 싶은 회사 분들과 티미팅 또는 점심 약속을 잡을 때 그냥 점심 약속이라 잡지 않고 재밌는 타이틀을 붙여요. 아웃룩 일정을 공유할 때 뭔가 재미를 줄 수 없을까 시작한 일입니다.


점심 약속 일정 등록 타이틀 (사례)


인사팀장님과 잡은 점심 약속 타이틀 ‘징만사’는 ‘징계하다 만난 사이’의 약자여요. 보안업무 하면서 심적으로 가장 어려운 일은 내부정보유출로 직원을 징계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인사팀장님과는 유난히 마음 아픈 상황을 겪고 서로 응원하는 마음으로 점심에 만났어요.


때로는 자신과 따로 점심 약속을 잡으세요. 힘든 날은 굳이 밥 먹기 싫은 사람과 밥을 안 먹어도 돼요. 약속 있다고 하고 점심만큼은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다고 생각하면 잠시나마 자유를 얻습니다. 저는 이 시간에 제가 좋아하는 서점과 빵집에 신상 구경하러 갑니다.


아시는 분은 아실 텐데 상사가 휴가 가는 날을 직장인들은 ‘어린이 날’이라고 합니다. 간혹 상사가 휴가 간 날 아침 이렇게 외쳐보기도 합니다.

 ‘어린이날 기념 모닝커피를 쏘겠습니다!’


여러분만의 소소한 이벤트를 만들고 일정에 등록해 보세요!



3) 3단계 : 해빙노트 쓰기


이건 100일 이상 장기적으로 하면 좋을 훈련입니다. 경쟁이 치열한 직장 생활인만큼 늘 우리는 타인과 비교합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 과거에 대한 후회로 지금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해빙노트는 ‘더 해빙’이라는 책을 보고 제가 실천하게 된 글쓰기입니다. 해빙은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하나씩 적는 것입니다. 감사일기와 비슷합니다. 특히 해빙노트는 저처럼 감사일기가 좋다고 해서 썼는데 매일 같은 이야기를 써서 오래 못썼던 사람한테 도움이 됩니다.


저는 해빙노트를 SNS에 매일 올립니다. 책에서는 해빙노트를 강박적으로 매일 쓰는 것은 안 좋다고 말하고 있어요. 저는 해빙노트를 쓰는 것이 즐거워서 매일 쓰고 있어요. 여러분은 가끔 생각날 때 메모장이나 노트에 적어보셔도 좋습니다. 내가 현재 누리고 있는 것, 갖고 있는 것을 적다 보면 자연스럽게 감사하다는 말이 나옵니다.


해빙노트를 적는 것은 소소한 기쁨을 찾는 훈련이기도 합니다. 일상에서 내가 인식하지 못했던 부분을 찾게 해 줍니다. 나의 관점을 바꿔줍니다.


이렇게 내가 현재 가진 것에 더 집중하면서 나의 정신과 마음을 긍정의 에너지로 채워줍니다. 나를 답답하게 했던 직장 동료도 해빙의 관점에서 보면 갑자기 감사해지는 기적을 만날 때도 있습니다.

나에게는 가끔씩 나의 안부를 묻는 친구가 있어

회사에 뷰가 멋진 라운지가 있어

출근길에 나는 한강을 볼 수 있어

일을 나보다 꼼꼼하게 하는 동료가 옆에 있어

나는 직장 동료들에게 커피를 사줄 돈이 있어


*이 글은 ‘더해빙’ 책을 읽고 실천해 보니 좋아서 쓴 글임을 밝힙니다. 이 책의 마케팅처럼 해빙이 부를 부르는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하게 해 주는 현실적인 실천법을 제시해 주고 있어서 좋았습니다.



4) 4단계 : 우아한 전사되기 (기초편)


보통 이 정도로 스트레스 쌓인 분들은 평소에 부당함을 잘 표현 못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무례한 사람에게 대처하는 법’ 관련 글을 읽어봐도 유튜브를 봐도 내가 써먹기 어렵습니다. 쓸 줄 알았다면 이렇게 스트레스받지도 않았겠죠


‘그걸 말이라고 하세요?’


우리 같은 사람은 이렇게 도저히 말 못해요. 그리고 막상 실전에 들어가면 기억도 안 나요.


적어도 내가 상사나 동료의 감정 받이는 되지 말아야죠. 혹시 내가 잘 못한 일도 아닌데 이유 없이 나에게 화내고 짜증을 내고 있다고 하면 한마디만 용기 내서 말해 보세요! 있는 그대로 느낀 대로 나의 감정을 전하시면 돼요.


‘왜 저한테 화를 내시면서 말씀하세요?’


심각하지 않게 위트 있게 말해도 좋고, 덤덤하게 말해도 좋아요. 보통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니면 상사도  동료도 알아요.


‘화낸 거 아니어요.’


그러면서 조금 누그러듭니다. 최소한 본인이 어떤 행동을 하고 있었는지 인식하게 됩니다.


한단계 위 스킬은 다른 사람이 명확하게 잘못한 일로 화를 내고 있는 상사한테 ‘제가 더 잘 할게요. 팀장님, 화내지 마세요.’라는 고급 스킬이 있어요. 이건 상사와 조금이라도 신뢰가 있을 때 할 수 있어요. 이렇게 말하면 상사 기분도 좋고 저는 화내는 소리 안들어서 좋아요.


무례한 말을 참고 듣다가 스트레스받아 그만둘 것 같으면 이렇게 말이라도 한번 해보고 그만두자고요.    운이 좋으면 환경이 좀 더 나아질 수 있고, 개선이 안되더라도 최소한 이번에 연습했으니 다음에는 잘 말할 수 있잖아요.



5) 우아한 전사되기 (심화편)


나중에 집에서 ‘말이라도 한번 해볼걸...‘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부딪히는 것이 낫습니다. 최소한 부탁을 들어주시지 않아도 안 되는 것을 확인하게 되는 성과가 있습니다. 더 이상 미련도 후회도 없습니다.


막상 용기 내서 말을 해봤더니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큰일이 일어나지 않았어요. 평소에 요구를 하지 않았기에 웬만하면 다 들어주시더라고요.


대신 진정성 있어야 합니다. 퇴사를 각오할 정도로 결연한 각오로 말하지만 다시는 안 볼 것처럼 선을 넘으면 안 됩니다. 그만둘 때 두더라도 품격은 유지합니다. 홧김에 대책 없이 그만두겠다는 극단적인 말을 해서는 안됩니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분들은 보통 공감 능력이 제로입니다. 추진력은 강해서 성과를 인정받아 이런 유형의 분들이 나의 상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 ‘힘든 거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겠지.’ 아니면 ‘용기 내서 힘들다고 말하면 알아주겠지.’라고 감정적인 소통을 기대했다가는 더 큰 상처를 받을 수 있습니다. 나의 감정에는 1도 관심이 없습니다. 알았다고 하면 이렇게 내가 힘들지도 않았겠지요.


말 안 하면 몰라요. 용기 내서 우아하게 원하는 것을 얘기하면 됩니다. 감정적인 일상 대화가 아닌 회사 대화법으로 접근하실 필요가 있어요.


이 모든 행동은 회사에서 내가 보다 업무에 집중해서 성과를 내기 위해 상사와 회사에 요청함을 잊으면 안 됩니다.

 

일이 힘들어요.

못하겠습니다.

일이 많아요.


이렇게 주관적으로 말하면 역공을 당합니다.


팀원이 2명밖에 없을 때 1명이 퇴사를 한 일이 있었어요. 직속 상사가 불러서 회사 상황이 좋지 않으니 결원 충원은 어렵다고 말씀하셨어요. 사실상 통보였어요. 그러나 저는 상사를 설득하기 위해 제 상사에게 다음과 같이 부탁드렸습니다.


실장님! 회사의 방향과 상황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지했습니다. 실장님 결정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게 하루만 더 고민할 시간을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그렇게 하루의 시간을 벌었습니다. 사실 그때 저는 답이 정해져 있었어요. 안 그래도 많은 업무를 팀원 1명만 데리고 지속해서 일할 수가 없었어요. 팀 운영에도 이슈가 발생하고요. 결국 고생만 하다가 제가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눈에 뻔히 보였습니다. 그래서 실장님에게도 생각할 시간을 드리고 저도 고심 끝에 다음날 말씀드렸어요


(근거) 팀원 1명으로 00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해봤으나 00 업무를 수행하는데 물리적인 작업 시간이 00 정도 소요됩니다. (요청사항) 최소한 팀원 2명이 필요합니다. (기대효과) 실장님이 이 부분으로 회사를 설득해 주시면  대신 00 성과를 내서 회사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래도 안 되겠다. 충원을 안 시켜주시겠다고 하면 ‘알겠습니다.’라는 멘트까지도 준비했습니다. 저는 여기까지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했으니까 말씀드린 것만으로 충분했습니다. 그다음은 의사결정권자의 몫인 거죠.


감사하게도 흔쾌히 '이 팀장님이 고심해서 충원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면 충원해야죠.'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근거를 갖고 진정성 있게 말씀하시면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갑니다. 저도 용기 낼 때마다 늘 두려워요. 마음속으로 ‘아니면 말지’ 라며 수없이 제 자신을 응원합니다.


*기타 참고하실 템플릿은 아래와 같습니다. 포인트는 요구사항을 말하시고 끝에 상사에게 결정권이 있음을 말씀드리면 됩니다. 그리고 그 결정에 대해서 우리는 받아들이면 됩니다.


1) 팀장님이 지시하신_______ 업무를 잘 수행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____ 이슈가 있어서  팀장님의 _____ 지원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2) _______검토 부탁드립니다.



6) 6단계 : 지원해보고 싶었던 회사 이력서 써보기


직장이 마치 남자 친구나 여자 친구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이 친구와 맞지 않았지만 다른 친구 하고는 잘 맞을 수 있어요.


5단계까지 가면 내가 용기 내서 표현한 만큼 근무 여건이 좋아져서 퇴사할 이유들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근무 여건이 나를 중심으로 세팅이 돼서 다른 회사로 이직하기 두렵기까지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도전하고 싶은 설레는 일이 있으면 이력서를 내보세요. 고민은 되고 나서 해도 되니까요.


반대로 5단계까지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고, 이 회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다고 판단이 된다면 이직을 준비하시면 됩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을 준비하실지, 아니면 회사를 다니고 있는 상태에서 준비하실지는 개인의 성향과 상황이 다 다르니 제가 어느 한쪽을 추천하기는 어렵습니다.


통상적으로 다니고 있는 상황에서 이직할 회사와 처우 협상을 하는 것이 더 유리하고 이직도 더 쉬운 편이기는 합니다. 이것도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선택할 자유와 권리가 충분히 있습니다. 출근하는 일이 자신을 해칠 정도로 고통스러우면 잠시 멈출 권리가 있어요.


부디 사람이 싫어서이기보다 도전하고 싶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떠나는 퇴사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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