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창원에서 맞는 첫 토요일이다. 아빠 엄마는 오늘 어디를 갈지 많이 고민하셨다. 주말이라서 사람 많이 몰리는 곳은 코로나 때문에 걱정되셨기 때문이었다. 마침내 아빠가 단감 테마공원으로 결정하셨다. 이름부터 별로 재미없을 것 같아서 사람이 많이 오지 않을 것 같고 실내 전시실이 있어서 시원할 것이라 하셨다. 단감? 나도 많이 먹어본 과일이 아니라서 가고 싶은 마음이 크게 들지 않았다. 재미없을 것 같은 곳을 가서 재미있게 놀다가 오는 것이 아빠의 생각이었다.
예전에 안동의 유교랜드에 놀러 갔을 때 아빠가 놀라시며 하셨던 말씀이 생각났다.
"이렇게 재미없는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재미있게 만들다니!"
아빠는 단감 테마공원에서도 안동유교랜드처럼 기대치 않게 재미있기를 기대하시는 것 같았다.
과연 단감 테마공원에는 여행 온 사람이 거의 없었다. 덕분에 드넓은 공원 잔디밭에서 혼자 마음껏 뛰어놀 수 있었고 비눗방울도 날릴 수 있었다. 아빠도 매우 흡족해하시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엄마는 무더위에 내가 걱정되어서 전시관으로 가자고 하셨다. 내가 전시관에 안 들어가려고 하자 아빠가 나를 안아 들고 들어갔다. 매번 여행 가면 엄마 아빠는 얼른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 중요한가 보다. 나는 지금 여기가 재미있는데 말이다.
재미없을 줄 알았던 전시장에는 단감을 나무에 붙이는 재미있는 놀이가 있었다. 자석으로 되어있어서 나무 모양의 벽에 붙였는데 아빠가 까치 흉내를 내며 단감을 쪼아 먹었다. 단감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고 2층 체험실에서 드림캐쳐도 만들었다. 단감을 딸기, 사과, 포도만큼 좋아하진 않았지만 오늘부터 그만큼 좋아하게 되었다. 가을이 오면 맨 먼저 단감부터 먹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