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Ready?
장기 여행 떠나기 전날이라 설렘과 걱정이 과했는지 잠을 잘 들지 못하고 뒤쳐였다. 여행 전에 4촌, 2촌 집이 두 개라 둘 다 마지막 점검을 하느라 신경 쓸 것이 많았다. 여행에 필요한 용품들을 많이 가져가고 싶었는데 막상 그 짐들을 다 이동할 때 끌고 다녀야 돼서 짐은 최소한으로 싸기로 했다. 그리고 여행지 가기 전에는 준비한 것은 막상 그곳에 가면 마트에서 팔고 있다.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다. 만약을 대비해서 기본적인 것만 준비한다.
여행 핑계로 이것저것 새로 구매했다. 일단 한 십 년 된 트렁크가 있었는데 바퀴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아 늘 끌고 다닐 때 힘이 필요했다. 그래서 과감히 이번에 버리고 새로 트렁크를 산뜻하게 구매했다. 역시 뭐든 장비빨이다. 정말 잘 굴러간다.
옷은 가장 신경을 썼지만 제대로 준비하기 어렵다. 여행지 날씨를 검색을 해도 이 정도 온도는 뭘 입지 헷갈린다. 생각보다 부다페스트 온도는 낮았다. 하지만 서울 날씨는 따뜻해서 그 추위를 잘 감지하지 못한다.
한국을 떠나 3개월 동안 여행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J이긴 하지만 J성향이 극은 아니다. 그러다 보니 큰 줄기만 정하고 세세한 것은 계획을 잘 세우지 않는다. 막상 닥치면 세세한 것은 다 그때 그 상황에 따라 달라져서 굳이 세우지 않는다. 나라와 도시를 다 내가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으니 여행하는 내내 모든 것은 주관식이 된다. 내가 가고 싶은 곳, 내가 먹고 싶은 음식,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한다. 하얀 백지에 내가 그리고 싶은 것만 그리면 된다. 그래서 여행이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