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폭염, 오늘의 선선함, 그리고 다가올 어떤 날씨
어제 오후까지만 하더라도 에어컨 없이는 버티는 힘들 만큼 더웠다. 하루 종일 틀어 놓아야 할 정도로 기온이 높았다. 한동안은 계속 이렇게 더울 것 만 같았다.
그런데 저녁에 비가 많이 오더니 오늘은 에어컨이 생각조차 나지 않는 그런 날씨가 됐다. 한순간에 이렇게 날씨가 변할 수 있는 게 익숙해질 만한데도 여전히 신기하다. 드디어 한여름 폭염은 물러가는 건가. 이렇게 날씨가 다이나믹했나 싶다. 어제만 해도 더위가 몇 달은 계속될 것 같아 절망스러웠는데, 오늘은 이제 곧 가을 냄새가 나는 것 같다. 물론 이러다가 갑자기 엄청난 습기와 함께 더 매서운 폭염이 들이닥칠 수도 있다. 그래도 일기예보를 살펴봐도 당분간은 그렇게 덥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극단적인 변화가 마냥 반갑지는 않다. 예전엔 계절이 서서히, 예고하듯 다가왔던 것 같은데, 요즘은 날씨가 마치 스위치라도 달린 듯 툭툭 바뀐다. 극한 폭염과 극한 폭우, 강한 건조와 강한 습기, 이 모든 것이 점점 더 들쭉날쭉하다. 그래도 이런 변화 뒤에 있는 가을이 기다려진다. 마당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그런 계절이 어서 오면 좋겠다. 물론, 눈 내리는 겨울은 조금 천천히 왔으면 좋겠다.
여름 끝자락은 언제나 짧고 아쉽다. 괜히 마음이 조금 느슨해지고, 지난 계절을 돌아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