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녹는 소리
며칠 전만 해도 밖에 몇 분만 있어도 엄청나게 춥고 눈도 많이 와서 겨울이 언제 끝나는 거지 했는데, 오늘은 또 봄 같은 따뜻한 날씨다. 영상 9도인데 정말 봄 날씨가 됐다. 올 겨울은 참 눈도 많이 오고 춥기도 추웠다. 매해 이 정도 추웠나?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눈이 많이 온 건 확실하다. 그 많이 왔던 눈이 녹으면서 밖에는 눈 녹는 소리가 난다. 얼마나 눈이 많이 왔었는지 눈 녹는 소리가 한참이나 크게 난다. 비가 오지 않는데 큰 비가 오는 소리 같다. 눈이 녹으면서 더러운 먼지들도 쓸려 내려간다. 겨울이 춥지 않아도 문제라고 한다. 겨울이 춥지 않으면 죽어야 하는 벌레들이 죽지 않아서 문제가 생긴다. 겨울은 추워야지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또 추우면 이건 아니다 싶기도 한다.
이렇게 따뜻해진 날이면 마음도 따뜻해진다. 오늘은 5도 집 근처 새로 생긴 카페에 갔다. 따뜻한 날씨답게 사람들도 제법 많았다. 카페에서 책을 조금 읽다가 창문 밖을 바라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어느새 2월 중순이다. 참 시간은 빠르고 붙잡을 수 없다는 게 아쉽다. 하루하루 나이가 들면서 말 그대로 젊음이 부럽다. 나는 계속 나이가 들고 중년이 되고 노년이 된다는 변하지 않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
다음 주 일기예보를 보니까 -8에서 8도 정도로 춥긴 한데 그래도 온도가 많이 올라왔다. 그리고 다행인 건 눈 소식도 이제 없다. 올 겨울 눈은 이제 드디어 끝인가. 안 끝날 것 같은 폭설도 추위도 더위도 비도 언제 가는 끝이 난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는구나.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을 소중히 보내는 것 이외에는 내가 다르게 할 수 있는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