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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서 발견된 팅커벨, 긴꼬리산누에나방

곤충과 잡초와 여름

by 홍천밴드

홍천 집 현관 근처 벽에 정체 모를 이상한 것이 붙어 있었다. 처음에는 생명체가 맞는지 의심되었는데, 자세히 보니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곤충이구나 싶어 구글 렌즈로 검색해 보니 긴꼬리산누에나방이라는 이름의 대형 나방이였다. 팅커벨이라는 별명도 있다는데, 생김새가 정말 신기했다.


긴꼬리산누에나방 옆에는 여치로 보이는 곤충들이 여러 마리 있었다. 여치와 메뚜기 차이점을 잘은 모르지만, 느낌상 여치 같다. 마당에 나가면 발이 닿는 부분에 있던 여치들이 놀란 듯 사방으로 뛰어오르곤 한다.


시골에 살게 되면 도시에서는 못 봤던 처음 보는 동식물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물론 벌레들이 너무 많은 건 싫지만 시골에선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이다. 텃밭에 잡초가 많을수록 벌레, 곤충들도 많아진다. 잡초가 많으면 숨기도 좋고 먹이도 풍부해져서 그런 듯하다. 식물이 자라기 어려워 보이는 척박한 곳에도 어김없이 잡초는 자라나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곤충들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의 힘이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식물이 자라기 어려워 보이는 척박한 곳에도 어김없이 잡초는 자라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곤충들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의 힘이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쯤 되면 여기가 곤충들에게는 작은 낙원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미안하게도, 나는 곧 잡초를 부지런히 뽑아 더 이상 머물기 힘든 척박한 환경을 만들 계획이다. 그러니 곤충 여러분, 좋은 말로 할 때 이제 여기 말고 뒷산으로 이사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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