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와 우유의 만남
우유 식빵은 이름 그대로 반죽에 우유가 들어간다는 점을 제외하면, 일반 식빵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비상 식빵이 제빵 실기 품목 중 가장 맛이 없는 편이라면, 우유 식빵은 그보다 훨씬 먹을 만한 빵이다.
우유 식빵 역시 기본 식빵 성형 방식인 3절 접기가 적용된다. 반죽을 고르게 밀고, 정확하게 3절 접기를 한 뒤, 표면을 팽팽하게 당기며 말아 넣어야 굽고 난 뒤의 모양도 예쁘고 식감도 좋아진다. 말처럼 쉽지만, 실제로 해보면 균일하게 밀어내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다.
특히 손으로 말아 넣을 때 오른손은 비교적 자연스럽게 움직이지만, 왼손은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아 양쪽 끝의 모양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제빵·제과는 양손을 똑같이 쓰는 능력이 은근히 중요하다. 앞으로는 왼손도 더 많이 쓰면서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유 식빵에 대한 역사를 찾아봤는데, 우유 식빵이 한국에 처음 언제 들어왔는지 정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다만 한국 빵 문화의 흐름을 따라가 보면, 우유 식빵이 어떻게 자리 잡게 되었는지 자연스럽게 짐작할 수 있다. 한국에서 빵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시기는 1950~60년대다. 전쟁 이후 제분 공장이 생기고 밀가루와 설탕 같은 제과·제빵 재료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면서 식빵, 단팥빵 같은 기본적인 빵들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때의 식빵은 지금처럼 부드럽고 촉촉한 맛과는 거리가 있었고, 기본 반죽에 충실한 단단한 식빵이 주류였다.
우유나 버터 같은 유제품을 넉넉하게 쓰는 ‘우유 식빵’은 그보다 훨씬 나중에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1980~90년대를 거쳐 빵집이 늘고, 프랜차이즈 베이커리가 성장하면서 다양한 식빵 레시피가 등장했고, 그 과정에서 우유를 넣어 풍미를 살린 부드러운 식빵이 자연스럽게 탄생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더 부드러운 빵’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우유 식빵의 인기가 꾸준히 올라갔다. 프랜차이즈에서 ‘통우유 식빵’이나 ‘밀크 식빵’을 내놓으며 인지도가 높아졌고, SNS를 통해 크림을 넣은 우유 식빵들도 인기를 얻으면서, 지금은 하나의 대표 식빵 계열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우유 식빵은 아마도 계속 인기가 있는 빵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