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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가고, 봄꽃을 담을 시간

겨울의 끝자락, 봄을 기다리는 마음

by 홍천밴드

춥고 지루한 겨울이 끝나 갈 때쯤은 늘 그렇듯 봄을 기다리게 된다. 조금만 온도가 올라가면 이제 겨울이 끝났구나 곧 봄이 오겠지 하면 잔뜩 기대했다가 다시 추워지면 이내 실망한다. 밖에 날씨가 조금만 추워도 왜 이렇게 추울까 짜증도 나고 왜 올해 봄은 늦지? 이런 조급함이 생긴다.


따뜻한 봄이 오면 바로 또 더운 여름이 오지만, 그래도 봄이 있어서 너무 좋다. 계절의 민감함은 저번 글에도 썼지만, 예전엔 봄, 여름, 가을 이런 계절에 대해 특별한 느낌이 있지 않았다. 하지만 2촌을 하면서부터는 봄이라는 계절의 소중함을 느끼고 손꼽아 기다린다.


그래서 봄에 꽃이 피면 나이 든 분들은 그렇게 사진을 찍어 프로필로 꾸민다. 나도 그 나이 든 분이 되어 꽃이 활짝 핀 것을 보면 마치 내가 그 찰나의 시간을 영겁의 시간으로 간직할 수 있는 것 마냥 쉴 새 없이 사진을 찍게 된다. 막상 찍은 사진을 자주 보는 건 아니지만, 언젠가 다시 보겠지 하면서. 벚꽃이 필 무렵은 꽃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면 중요한 것을 놓치는 느낌도 든다.

인간은 참 간사하게 또 그 꽃을 몇 분 보고 있으면 다시 새로운 것을 찾게 된다. 아무리 좋은 것도 계속되면 지겹다. 그래도 올봄에 핀 꽃이 피면 밖으로 부지런히 나가야겠다. 나가서 언제 다시 볼지 모르는 사진을 미친 듯이 찍어봐야지. 아 찍은 사진은 브런치에 올리면 되겠다. 꼭 찍어야 할 이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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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찍은 꽃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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