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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의 기준, '렉서스'

by Shaun

내가 렉서스라는 브랜드를 처음 접한 건 2005년 에이전시 시절 렉서스코리아를 클라이언트로 만나면서부터다. 2000년 초반에는 강남의 사모님들이 마트 갈 때 타는 차로 인식됐었지만, 에이전시에서 렉서스라는 브랜드를 접하면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그때 내가 재직한 에이전시에서는 렉서스코리아의 온라인 브랜드 사이트 및 프로모션을 연간계약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나는 렉서스코리아의 브랜드 사이트, iPAD 앱 그리고 프로모션 사이트 등을 진행하면서 렉서스라는 브랜드에 스며들었다. 그렇게 에이전시를 퇴사하고 2020년 렉서스 오너가 되었다. 현재 4~5년간 렉서스를 운행하면서 한 번도 말썽을 일으킨 적도 없고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연비 또한 매우 매력적이다. 그렇다고 렉서스가 마냥 대단하지는 않다. 아쉬운 부분도 많다. 인테리어는 최근 리뉴얼 되기 전까지는 매우 촌스러웠다. 그래도 다시 차를 바꾼다면 렉서스를 타고 싶다.






럭셔리의 기준
'렉서스(Lexus)'






‘럭셔리의 기준’이라는 브랜드 내러티브

럭셔리는 가격표나 스펙만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그것은 감각의 총합이며, 시간이 지나도 잔잔한 안정과 신뢰로 회귀하는 경험이다. 1989년, 도요타가 내놓은 '렉서스(Lexus)'는 이 질문에 대한 일본식 해답이었다.

스크린샷 2025-09-28 오후 8.59.44.png LS 400 데뷔 이미지(1989)

렉서스라는 명칭은 국내외에서 흔히 영어 ‘럭셔리(Luxury)’ + 라틴어 ‘렉스(Lex, 기준·법)’의 결합으로 설명되며, ‘럭셔리의 기준’을 뜻한다는 해석이 널리 통용된다.




럭셔리의 동시대 경쟁

1980년대 후반, 일본 완성차는 미국 시장에서 ‘합리·내구’ 이미지를 굳혔지만 프리미엄 무대는 여전히 유럽 강자들이 장악했다. 이에 일본 3사는 혼다 아큐라(1986), 닛산 인피니티(1989), 도요타 렉서스(1989)로 각자 독립 럭셔리 디비전을 냈다.

Acura_Infiniti_Lexus_3logos_final_1920x1080.png Honda, Nissan, Toyota (1989)

렉서스는 출범 초기부터 정숙성·안정감·디테일을 차별화 축으로 삼아 독일식 ‘퍼포먼스 중심’ 정의와 다른 축의 럭셔리를 제시했다.




타쿠미(匠)의 철학 – 장인이 마감하는 감각 품질

렉서스 생산철학의 핵심은 타쿠미(Takumi) 장인이다. 유럽식 ‘기계적 정밀’과 달리, 렉서스는 최소 25년의 숙련을 거친 장인의 감각적 판별을 마지막 품질 관문으로 중시한다.

스크린샷 2025-09-28 오후 9.00.39.png 6만 시간의 기술을 연마, 타쿠미 철학

서양에서는 보통 사람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1만 시간의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6만 시간의 기술을 연마해야 비로소 그 분야의 대가로 인정받는다. 이는 하루 8시간, 1년에 250일씩 30년 동안 일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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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_page3stitching-173552.jpg 타쿠미(Takumi) 장인의 수작업으로 완성된다

일부 공장은 실제로 수천 명 중 수십 명 내외의 타쿠미만이 최고 등급을 부여받는다. 이 장인들은 ‘게릴라 테스트(의도적 결함 삽입)’ 같은 훈련으로 미세한 결점까지 잡아내도록 감각을 단련한다




디자인 언어 – L-finesse로 번역된 일본적 미학

렉서스 디자인은 2003년 도쿄 모터쇼에서 공개된 L-finesse 철학으로 정식화됐다.

lexus-lf-s_010.jpg LF-S, 2003년 도쿄 모터쇼

세 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L = Leading-edge(첨단) + finesse(세련됨/정교함)의 합성어이다.)


핵심 원칙 3가지

Intriguing Elegance – 절제된 형태 속에서 ‘흥미로운 우아함’을 만드는 것

Incisive Simplicity – 불필요함을 덜어낸 ‘날카로운 단순함’

Seamless Anticipation – 사용자의 다음 행동을 미리 고려한 ‘끊김 없는 배려’


2003년 도쿄 모터쇼의 LF-S/LF-X 콘셉트로 처음 제시됐고, 이후 스핀들 그릴, 표면·선 처리(선·면의 긴장), 실내 UX·조명·소재(원목/가죽의 촉감과 흐름) 등 전 차종 디자인의 기준으로 쓰이고 있다.

WEBSITE_001_HEADER_v2-a742d4.png 소재(원목/가죽의 촉감과 흐름)
12LF-LC_01.jpg 스핀들 그릴

이 철학은 이후 전 차종에 걸쳐 시각·촉각 경험을 통합하는 기준이 되었다. 브랜드 아이콘인 스핀들 그릴은 2011년 콘셉트 LF-Gh에서 시작해 양산형 4세대 GS(2012)로 본격 확립되며, 이후 ‘스핀들 바디’로 진화해 차체 전체 비례·응력선을 지배하는 시그니처가 되었다.




하이브리드 기술 – ‘조용한 럭셔리’의 기술적 구현

2005년 RX 400h는 세계 최초의 럭셔리 하이브리드로 등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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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도요타 그룹의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저속 EV주행·회생제동·부드러운 토크 배합을 통해 렉서스가 강조해 온 정숙성과 이질감 없는 가속 감각을 기술적으로 실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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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LS·LC 등으로 확장되며 ‘하이브리드 럭셔리’ 카테고리를 넓혔다.




미국 시장 성과와 ‘선호’ 지표

판매: 2024년 렉서스 **미국 판매 345,669대(전년 대비 +7.9%)**로 브랜드 출범 이후 최고치를 기록. 도요타 북미 공식 보도자료와 업계 집계가 일치한다.


내구 품질: J.D. Power 2024 ‘내구품질(VDS)’ 전체 1위(135 PP100) – 프리미엄 내에서 포르셰·BMW 등을 제치고 2년 연속 정상. J.D. Power+1

고객 만족(ACSI 2025): **럭셔리 부문 1위(87점)**로 메르세데스·테슬라를 앞섬. The American Customer Satisfaction Index+1

브랜드 충성도: **SUV 보유자 충성도 60.2%**로 프리미엄 브랜드 1위. J.D. Power+1

2024008a.png 대중 브랜드 중 최고 순위 기록 (JD Power 2024 미국 차량 신뢰성 연구(VDS)

위 지표는 ‘좋아한다’는 감성 평판을 넘어서 만족–내구–재구매 의향의 선순환이 형성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경제적 가치로의 연결 – 잔존가치와 자본화

미국의 잔존가치·중고가치 지표는 브랜드 신뢰의 경제적 표현이다.


J.D. Power ALG Residual Value Awards: 렉서스, 프리미엄 브랜드 부문 4년 연속 1위(2024 발표 기준)

Kelley Blue Book Best Resale Value: 2024·2025 ‘Best Luxury Brand’ 연속 수상(복수 차급 석권)


즉, 만족·신뢰(ACSI/VDS) → 재구매(충성도) → 높은 잔존가치(KBB/ALG)로 이어지는 흐름이 브랜드 경제적 가치를 뒷받침한다.




현재와 미래 – 전동화로 이어지는 철학의 연속성

2024년 렉서스 글로벌 판매 851,214대는 사상 최고치다. 북미·유럽의 견조한 수요와 부품공급 정상화, 신차(예: LBX, LM) 효과가 복합 작용했다. 전동화 비중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Lexus Electrified” 아래, 내연기관 시절부터 추구한 정숙·균형은 전기 파워트레인과 결합해 더 자연스러운 사용자 경험으로 발전 중이다.

lexus_electrified_text_image_1_2-665463.png Lexus Electrified

렉서스는 장인의 감각(타쿠미), 일본적 미학(L-finesse), 검증된 하이브리드 기술, 그리고 실적·지표로 확인되는 선호와 잔존가치를 한 축으로 묶었다. 이 조합은 과시의 럭셔리를 사용자 중심의 럭셔리로 이동시켰고, 그 결과 브랜드 경제적 가치가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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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명이 상징하듯, 렉서스가 제시한 기준은 화려함이 아니라 피로하지 않은 경험의 정밀한 설계다. 그리고 그 기준은 지금, 전동화의 언어로 갱신되고 있다.





세차 후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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