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취미, 주변관계
1. 운동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취미가 없었다. 유일한 취미는 글쓰기였는데 글을 쓰는 것도 정기적으로 쓰는 게 아니었고, 운동도 집에서 가끔씩 홈트레이닝을 하거나 정말 어쩌다 러닝을 하는 정도였다. 데이트를 하지 않는 날에는 친구들을 만나거나 집청소를 하며 집순이 모드로 지냈다.
그러다 무슨 바람에서인지 건강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헬스장을 등록했다. 개인 트레이닝을 20회를 끊어 다니기 시작하면서 운동을 배우는 재미를 알아가고 주말에는 자전거를 타고 헬스장에 다녀오는 날이 많아졌다. 운동을 하면 할수록 성취감이 쌓였고, 육안으로 보이는 내 몸의 변화를 지켜보며 뿌듯함을 만끽했다.
운동이 연애에 좋은 영향을 미쳤던 부분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우선 건강해지고 체력이 좋아진다. 평일에 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운동을 하는 게 더 힘든 일이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막상 운동을 나가 보니 달랐다. 처음에는 근육통도 심하고 몸에 피로가 쌓이는 것 같았는데 꾸준히 운동을 하다 보니 오히려 잠도 더 푹 자게 되고 자세도 평소에 신경 쓰게 되었다. 무엇보다 조금씩 저하됐던 체력이 조금씩 좋아지는 걸 느끼게 되었다. 일을 할 때도, 주말에 데이트를 할 때도 생기가 도는 느낌이랄까.
또 운동은 연인에게 예측가능한 사람이 되게 한다. 헬스를 예로 들면 운동을 하면 1시간 이상에서 길게는 2시간까지도 하게 되는데, 나는 평일에 일찍 끝난 날은 되도록 운동을 가거나 집에서 할 일들을 하고 쉬는 편이다. 운동하는 사람치고 불규칙적인 하루를 사는 사람은 별로 못 본 것 같다. 운동은 삶에 규칙적인 루틴을 만들어주어 스스로에게도, 연인에게도 예측하기 쉬운 존재가 된다. 예측가능한 사람이 된다는 것만큼 신뢰가 되는 일이 있을까.
그뿐만이 아니다. 운동은 우리를 외적으로도 정말 매력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뱃살이 빠지는 모습, 전완근의 근육이 생기는 모습, 힙업이 되어가는 모습 등 탄력 있는 몸매로의 변화가 생기면 나쁠 것이 전혀 없다. 삼십 대가 넘어서도 건강하고 멋진 몸매를 유지하는 것을 싫어할 사람은 없을테니 말이다.
2. 취미(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것)
애인에게 쓸 에너지를 다른 곳에도 분산시키는 것에는 운동뿐만이 아니라 다른 예도 있다. 취미가 하나의 에너지 분산책이 될 수 있다. 나는 20대 중반까지는 애인과 함께 무언가를 하고, 나에 대한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절대적인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에 집중했었다. 그런데 그렇게 할수록 연애는 힘들고 괴로운 것이 되었던 것 같다. 그런 시간을 거쳐 지금은 스스로를 개발하고 집중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하게 되었다. 취미를 갖기 전에 선행되어야 할 중요한 일이 있는데 그것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아는 일이다. 나는 좋아하는 것들을 알기 위해 정말 많은 것들을 경험해 봤고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잘 알고 있다. 지금은 주기적으로 글을 쓰고, 운동을 가고 책을 읽는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나니 이제는 애인과 모든 것을 같이 하고, 모든 이야기를 공유하지 않고도 행복하게 연애를 할 수 있는 단단한 사람이 된 듯 하다.
2. 주변관계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주변에 좋은 관계를 잘 맺는 일이다. 일에 관련된 이야기는 동료랑 하고, 애인에게도 털어놓지 못할 고민거리는 친한 친구에게 털어놓고, 부동산이나 결혼얘기는 친한 선배들과 하는 식으로 친밀한 관계들을 가지는 것이 생각보다 큰 에너지가 된다. 이렇게 주변에 나를 챙겨주고 또 내가 챙겨주는 사람들이 있으면 애인과의 관계에서만 느끼는 애정과 사랑만을 사랑이라 칭하지 않을 수 있다. 가족, 친구, 선후배, 동료 등 다양한 주변 사람들에게서도 사랑을 느끼며 사는 것, 사랑의 에너지를 분산시키며 사는 것. 그것이 내가 터득한 건강한 연애 그리고 사랑 방법이다.
이 글을 통해 나로서 온전할 때 사랑도 편안하다는 것. 그리고 상대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만큼 나와 상대의 시간에 여백을 두는 것도 때로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사랑에는 정답이 없다.
정답을 만들어가는 우리가 되기를.
*연재는 매주 월요일에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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