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매달아 옥구슬 넣어 놨네
여름에 작은 화분에 심었던 완두콩이 꽃을 피웠어요. 토종 완두콩 씨앗을 받아다 화분에 심었는데 어느새 꽃을 피웠더라고요.
날이 쌀쌀해지니 요 예쁜 얼굴이 또 보고 싶어집니다. 하얗고 맑은 얼굴이 수줍어 빨갛게 된 것 같습니다. 잘 안 자랄 줄 알았는데 예쁘게 꽃도 피워줘서 고마웠어요.
그리고 요롷게 꽃이 진 다음엔 귀여운 주머니까지 주렁주렁 매달아 안에 옥구슬까지 채워주고 갔습니다.
먹기는 못 했지만 그래도 너무 예뻤어요. 소중한 완두콩.
콩과 식물들은 주변 식물이나 줄기에 넝쿨을 감아 올라가는 습성이 있더라고요. 만약 밭벼와 같이 심었다면 벼가 쓰러지는 현상을 어느정도 막아주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가을이 되고 날이 추워지니 파릇파릇했던 완두콩이 생각나서 끄적거렸습니다.
우리나라가 콩의 원산지이고, 기후환경과 미래를 생각할 때 '콩'만한 단백질원과 미래식량은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대대로 콩을 많이 먹었지요. 된장, 간장, 고추장은 콩을 발효시켜서 만든답니다. 청국장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콩을 참 귀하게 생각하는데 <단백질원 + 식이섬유>가 함께 포함된 식재료는 자연에선 잘 찾아 볼 수 없는 영양소 구성이기 때문입니다.
몸에 좋은 식이섬유와 에너지원, 인체를 구성하는 단백질이 같이 들어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 란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이런 구성은 장내에서는 유산균의 좋은 먹이가 되죠.
이건 영양사 뇌피셜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머리가 좋다고 하는데 저는 대대로 콩을 많이 먹어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의 연구 결과들을 보면 장은 제 2의 뇌라고들 하는데, 콩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해준 것 같아요.
콩의 원산지인 우리나라가 식량주권 찾아와서 로열티 안 내고 맛있는 콩 마음껏 먹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