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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 빚는 영양사 Nov 12. 2021

영양사도 영양제 먹을까?

영양제 광고 아닙니다만


비타민D 수치가 10보다 낮아요. 결핍입니다.

영양사도 영양제 먹을까? 대답부터 얘기하자면 Yes. 그럼 여기서 던질 수 있는 질문 하나. 도대체 영양사는 어떤 영양제를 먹을까? 답은 '식습관에 따라 다르게 먹어야한다.' 입니다.


얼마전 건강검진을 받다가 생긴 일입니다. 혈액검사 결과 칼슘비타민D 수치가 현저히 낮다는 의사 선생님의 소견을 듣고 비타민D가 들어 있는 칼슘제를 약국에서 구입했죠. 생각해보니 저는 어릴 때부터 유제품을 그렇게 즐겨 먹는 스타일도 아니었고 의식적으로 챙겨 먹지 않고서야 우유를 먹는 건 2~3일에 한번 정도였습니다.


하루 한 컵이상이 섭취 권장량인 건 잘 알고 있지만 우유 특유의 비린내를 너무 싫어해서 흰우유는 패쓰! 그마저 이틀에 한번 집에서 커피 내릴 때 넣어 먹는 멸균우유 한팩이 우유 섭취의 전부였습니다. 다행히 요거트는 좋아하는 편이어서 샐러드 위에 끼얹져 먹기도 하고 시리얼을 말아 먹기도 하는데 충분한 양을 섭취하지 않고서야 역시나! 나이에 따라 요구되는 칼슘비타민D 양에 비해 섭취량이 부족했던 모양입니다.




영양제 꼭 먹어야 할까?


칼슘, 비타민D의 중요성은 물론 어떤 식품에 얼마나 들어있는지? 또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지만 저의 식생활은 제 지식을 따라가지 못 했습니다. 입맛과 취향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기호를 따라가다 보면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기란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특히나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에서 하루에 우유 한컵 챙겨먹기도 힘들고, 또 손질이 번거로운 과일이나 채소류는 더 챙겨먹기가 어렵습니다. 저도 균형잡힌 식단을 위해 좋아하는 식, 안 좋아 하는 음식 골고루 먹으려고 노력하지만 '유제품', 특히나 '흰우유 비린내'는 먹을 때마다 고욕이어서 고소한 맛이 강한 '멸균우유'로 대체해 봤지만 이마저도 2~3일에 한번 먹고 있습니다.




안 먹는 것인가? 못 먹는 것인가?


우유에 커피를 넣어 마시게 되면 카페인 때문에 칼슘, 미네랄은 소변으로 쉽게 배출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렇게 먹고, 또 핫초코는 당분 함량이 높아서 칼로리가 만만치 않을텐데? 하면서도 흰 우유에 꼭 넣어 마시죠.


멸균우유 자체도 높은 온도로 처리하는 공정이 있어서 '손실되는 미네랄, 비타민, 영양소들이 꽤 있을텐데' 알고 있지만 우유를 아예 안 먹는 것보단 낫다라는 심정으로 먹고 있습니다. 저에게 '흰우유'는 그저 건강을 생각해서 억지로 먹어야 하는 '하얀 보약' 같은 것이죠.


몸에 좋다 생각하고 우유를 먹고 있지만 눈 질끈 감고 억지로 먹는 우유 대신 간편하게 한알로 끝낼 수 있는 칼슘제도 나쁘진 않다 생각합니다. 아예 먹지 않는 것보단 부족한 우유 섭취를 칼슘로 보충하는게 낫다고 생각하니까요.




내 몸을 우선 알아야한다.


대신 영양제를 선택할 때는 제일 먼저 자신의 몸부터 알아야 합니다. 정기적인 검진이나 혈액검사, 어떤 증상이 있다면 증상에 따른 원인을 가까운 병원을 찾아가서 검진을 받고 영양제를 선택해야합니다. 영양소는 잘 알고 먹으면 '득'이 되지만  모르고 먹으면 ''이 되니까요.


비타민 B, C와 같이 몸 밖으로 자연스럽게 배출되는 영양소들도 있지만 과량 복용시 몸에 쌓여 부작용을 일으키는 영양소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건강 염려증에 무턱대고 아무 영양제나 사서 먹는 것 보단 전문가와의 상담을 거쳐 내 몸을 알고 먹을 때 진짜 '영양제'가 되는 것입니다.


(의사선생님께 몸 상태를 잘 진찰 받으시고 약은 약사님에게 상담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약사님만큼 많은 약을 알고 계시는 분이 없고 몸은 의사선생님만큼 잘 알고 계시는 분도 없습니다. 각각의 분야에서 전문가들과 상담 받으세요.)




영양제는 차선, 골고루 잘 챙겨먹기가 우선!


하지만 제가 칼슘제를 사고서도 하루에 한컵! '우유'를 고집하는 건 식품 속에 들어 있는 여러 영양소들의 '복합 작용' 때문입니다. (칼슘제 대신 생우유 하루에 한컵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어른이의 식습관은 하루 아침에 고쳐지지 않는 것이죠. 영양사도 싫어하는 것 먹기가 젤 힘들어요.)


영양제를 '보조' 수단으로 생각하고 '자연식품' 위주로 꾸준히 챙겨 먹으려는 건 몇 가지 영양소'만' 정제되어 있는 '영양제'보다 섬유질, 미네랄, 천연색소 등 다른 영양소들이 골고루 들어 있는 '자연 식품'속 영양소들의 복합적인 기전이 인체 내에서 더 복잡하게 작용하고 또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게 많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자연 식품'은 되도록 가공과정을 덜 거친 과일, 채소, 육류 등을 말합니다. 햄, 소시지 같은 가공육류 보다는 생고기, 어묵 보다는 생선, 통조림과일보다는 생과일을 말합니다.




흡수부터 복합작용


우유나 과일, 채소 등 우리가 섭취하는 식품에는 몸에 필요한 여러 영양소가 들어 있지만 '비타민C',  '마그네슘' 처럼 한 가지 영양소만 정제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과일에 들어 있는 비타민, 무기질, 섬유질, 천연색소 같은 항산화물질들이 인체 내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복합적으로 작용을 하기 때문에 '비타민C' 하나만을 먹었을 때 일어나는 기전과는 상당히 복잡하며 더 여러 작용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음식물을 잘 씹어 먹을 수 없는 노약자나 환자가 아닌 이상 정제된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 보단 우선 신선한 식품을 골고루 잘 챙겨먹는 것이 좋습니다. 과일, 채소 섭취가 어려울 땐 주스를 마시되 당분이나 여러가지 첨가물이 덜 들어간 것을 먹는 게 좋습니다.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신비스러운' 영양소들의 좋은 작용 때문에 저는 '칼슘제'보다 '비타민, 미네랄'까지 풍부한 '우유 한 컵'을 먹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건강'이라는 스티커


어릴 적 유치원에 다니던 시절(이렇게 얘기하니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이야기같네요.) 친구들과 둘러 앉아 식판에 나온 짜장밥을 먹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 친구 하나가 짜장밥에 섞여 나온 완두콩을 먹기 싫다며 떼를 쓰자 선생님은 콩 한 개 먹을 때마다 스티커를 붙여 주겠다며 반짝반짝한 하트 스티커를 보여주셨습니다.  


선생님의 작전은 대성공. 편식을 하던 친구는 게눈 감추듯 짜짱밥을 헤치우고 스티커 5장을 받았습니다. 그것도 엄청 뿌듯해 하면서! 우유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저의 식습관이 하루 아침에 고쳐지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에게도 굉장히 값진 스티커가 있어서 우유를 마실 때마다 제 몸속에 스티커를 붙여 줄 생각입니다.


'건강'이라는 스티커를.


동영상을 봐주시는 것만으로 큰 힘이 됩니다♥


[2022.12.25일자] SBS8시 뉴스 "칼슘 보충제 알고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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