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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공부 18화_평화롭게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

잔소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마음가짐

by 교사맘
잔소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마음가짐_학원, 과외 없이 집에서 워킹맘 엄마와 공부하고 있는 초등 삼 남매 이야기입니다. <집에서 자라는 공부 습관> 18화

(지난 글에서) B아버지가 자녀를 대하는 모습이 과연 동시대를 사는 부모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_< 어떻게 하면 잔소리 없이, 깨끗한 파이프를 통해 온갖 좋은 것들이 자녀에게 흘러가게 할 수 있을까요? 이세상 부모 같지 않은 B아버지와, 자녀 교육에 실패했다고 하는 A아버지, 모두에게 배울 점이 있습니다.



<자녀들을 평화롭게 키운 B아버지의 마음>


1. 인간에 대한 이해

두 아이가 대학생이 된 지금 돌이켜 보면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한 게 아이를 키우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아이도 인간이고 부모도 인간이에요. 아이와 부모 사이에도 관계가 생겨요. 아이를 잘 가르치려면 아이를 한 인간으로 이해해야 해요. 아무리 작은 아이라도 로봇이 아니라 인격을 지닌 인간이거든요. 옆집 아이에게 통한 매뉴얼대로 똑같이 대해도 다르게 반응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 아이를 대하는 부모 자신부터 인간으로 이해해야 해요. 그래야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아요. (35쪽)

자녀는 대학이라는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군인이 아니에요. 기쁨과 슬픔, 흥미와 좌절을 느끼며 살아가는 인격이랍니다. (223쪽)


2. 있는 모습 그대로 살아가고, 받아들이는 마음

돈 벌려고, 친구가 좋아서, 일에 매여서, 자녀의 성공을 위해 삶을 바치다가 자기 삶을 살지 못하면 자녀가 더 큰 짐을 감당하게 될 거예요. 자기 삶을 사세요. 다만 부모가 살아가는 모습을 자녀가 보고 배운다는 걸 잊지 마세요.

저는 저 자신으로 살았어요. 민하도 세상의 흐름을 따라가는 10대들 사이에서 '자기 자신'으로 살았어요. 책을 읽고 싶을 때 읽게 했고, 시험 기간에 글 쓰려고 고민해도 응원했어요.


저도 민하와 서진이에게 바라는 게 왜 없겠어요. 이렇게 하면, 저것도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무엇보다 민하가 자신으로, 서진이가 서진이 자신으로 살기 바라는 마음이 커요. 어릴 때는 '이리로 가라!' 하면서 안내했지만, 이제는 '그리로 가는구나!' 하면서 바라봐요. 더 빨리, 더 좋은 길로, 내 마음에 맞게 가면 좋겠지만 그런 욕심이 아이를 망치는 줄 알기에 지켜봐요.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고 한 가지만 보여주려 해요.

"난 너를 존재 자체로 사랑한단다!"

실제로는 존재 자체를 사랑하지 못하지만 그러려고 노력해요.


나를 알고 나 자신으로 살아야 해요. 나를 모를 때는 내가 잘하는 일을 하면서 우쭐댔고, 내가 못 하는 일을 만나면 좌절했어요.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가지 않아도 되는 길을 걸었어요. 학부모가 보는 나, 동료 교사가 보는 나, 하나님이 보는 나로 살아가려 했지만 그들이 나의 어떤 모습을 보는지는 내가 결정했어요. 사람들과 다르게 사는 것 같지만, 내가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에서 다른 사람보다 앞서려고 발버둥 친 건 똑같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려는 노력조차 온전한 내가 아니었어요. 하나님 앞에서라는 이름으로 나를 내세우려는 시도였죠. 정말 자기 자신으로 살면 다른 사람을 의식하는 마음이 줄어요. 내 생각, 내 기준을 의식하는 마음도 희미해져요. 언젠가 하나님 앞에서 살아간다는 생각도 신경 쓰지 않고 자연스럽게 살고 싶어요. (311~314쪽)



<A아버지의 마음: 이렇게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3. 모범을 보이기

자신들의 성장 과정에서 가까이 접하는 부모와 교사가 말 따로 행동 따로일 때, 아이들은 처음에는 의혹을 느끼고, 그러다가 마침내는 어른들과 사회에 대한 불신감을 키워 나가게 된다. 자라고 있는 아이들에게 가장 유해한 교육 환경은 말 따로 행동 따로인 교사와 부모들이라 할 수 있고, 그 아이들에게 가장 큰 불행은 성장 과정에서 존경하는 스승과 부모가 없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자식에게 이중 잣대를 들이대지 않도록, 부모는 죽을힘을 다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다. 그것이 문제다. (283~285쪽)


4.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하기

(A아버지는 좋은 습관을 심어주기 위한 마음으로 교육했지만 아이들은 그걸 잔소리로 듣고 오히려 아버지로부터 멀어졌다고 말합니다.)

정말 그렇다면 부모로서 자기 자식에게 공동체 의식 또는 자립심 같은 좋은 버릇을 심어주기 위한 관심의 실천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굳이 답을 만들어 보자면, 자발성에 중점을 둔다. 이를테면 아침에 늑장을 부려 지각을 하게 되어도 내버려 둔다. 그러다 보면 스스로 아침 시간을 챙기게 될 테니까 말이다. (68쪽)




부모 역할이 참 어렵게 느껴집니다. 부모부터 어지러운 세상에서 중심을 잡고 아이를 보호해주어야 하는데 같이 휘청이며 오히려 아이를 흔들어댈까 봐 두렵습니다.


잔소리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부모 자녀 간의 단절이 일어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른 부분에서 많이 노력하면 서로 좋은 관계가 될 수 있겠죠. 하지만 짜증과 화와 불안한 마음이 가득 담긴 잔소리를 하는 그 순간만큼은 부모도, 아이도 불행합니다. 그리고 아이의 마음속에 박힌 부모의 날카로운 말이 얼마나 갈지는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부모와 자녀의 진정한 행복을 위한 일에 집중하고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자녀가 부모와 함께 사는 기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으니까요.


이 땅의 모든 아이들이 존중과 사랑, 격려의 말과 눈빛을 차고 넘치게 받으며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필연적으로 겪게 될 아픔과 상처, 갈등과 부조화 속에서 이겨낼 힘을 주는 것은

성적도, 스펙도, 자산도 아닌,

자신이 받고 누렸던 사랑일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잔소리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실제적인 가이드라인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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