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 정 May 07. 2024

엄마의 엄마

뉘른베르크에서 온 통영 여자의 50대 청춘 드로잉 에세이 ep.27

엄마의 엄마  

   

한 열 번쯤 들은 얘긴데,


우리 엄마의 엄마는

서울에서 자수성가하여 엄청난 부를 이룬

종로 포목집 둘째 부인의 딸이라고 했다.


엄마의 엄마의 엄마는

사람을 쳐다볼 때는 눈을 내리깔며

치마를 획 돌려 감아

겨드랑이에 끼고 도도히 걷는데

엄마가 일꾼들과 말이라도 섞으면

거지들과 논다고 나무랐단다.


엄마의 엄마와 엄마의 아버지가 이혼할 때

하나 덕은 열이 본다고

엄마를 공부시키려고 영어 선생까지 붙였지만

엄마는 연애질만 하다가

우리 아버지 같은 사람을 만나

충무(통영)로 시집을 가게 되었다.


엄마의 엄마는

새로 시집을 가서 자식 몇을 낳고 살았는데

그 집 자식들이 알까 봐

아직 살아있을지도 모르지만

죽을 때까지 연락을 끊었다.




#50대청춘드로잉에세이 #하루한편 #독일통영댁 #50대도꿈꾼다 #엄마와싸운날 #엄마의삶을생각해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