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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정 Jun 08. 2024

너의 냄새에 대하여

뉘른베르크에서 온 통영 여자의 50대 청춘 드로잉 에세이 ep.58

너의 냄새에 대하여    

 

마박이는 내 몸 여기저기

냄새를 맡아보며 어떻게 사람이

냄새가 안 날 수가 있냐고 한다.


아시아에서도 특히 한국인은 대다수가

냄새 안 나는 유전자를 가졌지만

유럽인은 단 2 퍼센트 정도만 가지고 있다.

게다가 나는 땀을 안 흘리는 편이라

여름에 맨발로 부츠를 신고

100미터를 뛰다와도 냄새가 안 난다.


연애초에 몇 개월씩 떨어져 있을 때

마박이가 입던 티셔츠를 두고 가서

남아있는 냄새로 상실감을 견디었다.

옷에 냄새가 서서히 날아가면서

격 없이 현실로 돌아올 수 있었다.


냄새는 내 편을 알아보는

가장 원초적인 방법이다.

원시시대 우리 조상들도 그랬듯

익숙한 냄새로 내 편을 알아본다.

마음이 멀어진 사람은

가까이서 냄새도 맡기 싫을 테지만

낯설고 역한 냄새가 이미 난다.


오랫동안 떨어져 있다가 만난 뒤에도

냄새의 기억을 더듬어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온다.




#50대청춘드로잉에세이 #하루한편 #독일통영댁 #지금은마박이베개에페브리즈를팍팍뿌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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