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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정 Jun 09. 2024

줄리아 로버츠 언니처럼

뉘른베르크에서 온 통영 여자의 50대 청춘 드로잉 에세이 ep.59


줄리아 로버츠 언니처럼  

   

조선시대 여자들은 수명이 짧아서

갱년기란 말이 없었을까?

50을 넘기니 늙는다는 불치병을

갑자기 얻기라도 한 거 같다.


늦은 나이에 임신 노력을 하며

네 자매 중 막내인 내가

공장 문을 제일 먼저 닫았는데

폐업을 하자마자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빚쟁이들이 받을 게 많다며 몰려왔다.


어지럼증, 고지혈증, 소화기장애

담적병, 위경련, 무릎과 발목 통증

알레르기, 손목터널 증후군 등

참, 오십견도 오셨었지.


젊음을 빚내어 그리 낭비하며 살았던가.

반갑지 않은 손님들이 이제는 내 친구 같고

아픈 일에 익숙해져 아픈 줄도 모르겠는데

대신에 자, 영수증이라며

얼굴에다 주름을 자글자글 그려 주고 간다.


기가 차지만, 웃고 살자.

줄리아 로버츠 언니처럼.

주름 좀 있더라도

찬란하게.




#50대청춘드로잉에세이 #하루한편 #독일통영댁 #아프지말자 #웃기라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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