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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정 Jun 18. 2024

그리고, 쓰는 즐거움

뉘른베르크에서 온 통영 여자의 50대 청춘 드로잉 에세이 ep.68

그리고, 쓰는 즐거움


책을 읽다 보면 금방 글이 쓰고 싶어 진다.
글을 쓰다 보면 재밌는 그림이 떠올라

그림노트와 팔레트를 바로 편다.


영감님이 달아나기 전에 서두른다.
집중하다 보면 금세 피곤이 오는데
피곤해지면 바로 멈춘다.

더 해 봐야 건질 것이 없다.


평소에도 영감님이 불쑥 잘 들르신다.

바로 메모장을 열어 적어두지 않으면
나중에 기억해 쓰려고 해도

뭐였더라 하며 기억이 안 난다.

메모할 때는 생각이 닿는 대로 줄줄 쓴다.

한 줄 문장이더라도 꼭 적어둔다.


어떤 날은 영감님이

깜짝 선물로 첫눈을 보내주거나 

숨겨진 보석 같은 샹송을 들려준다.

 와중에 이건 글로 써야지 하고

나중에 쓸 내용을 간략히 메모한다.

대신에 그 순간의 느낌은 가슴에 적어둔다.


글은 책상 앞에서만 쓰는 건 아니다.

왜 꼭 머리를 감고 있는데 영감님은 오시는지

긴 머리를 다 말리는 동안

나 바쁘다 하고 가버리기 때문에

대충 헹구고 물이 뚝뚝 떨어지는 채로

침대맡에 앉아 핸드폰에다 글을 쓰게 된다.




#50대청춘드로잉에세이 #하루한편 #독일통영댁 

#영감님매일오셔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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