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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정 Jun 17. 2024

나는 너의 작은 생쥐

뉘른베르크에서 온 통영 여자의 50대 청춘 드로잉 에세이 ep.67

신세계 입문을 위한 충고 By 문 정


나는 너의 작은 생쥐


아침에 마박이가 출근하면서
나중에 봐. 나의 작은 천사

하고 인사했다.

오십이 넘어도 남편에겐 작은 천사다.


마박이는 나를 Schatz(독일식 여보),

나의 작은 생쥐나 꿀 등으로 부르다가
내가 한국어 여보를 가르친 이후로
어디서나 여보 여보 하고 부른다.


독일 동서는 시어머니 이름을

친구 부르듯이 부르는데

나는 차마 입이 안 떨어진다.

마박이는 자기 부모는 엄마, 아빠하고 부르고
친구의 부모는 이름을 부르고 친구로 지낸다.


독일에는 아랫사람도 윗사람도 없다.

가까운 사람과 먼 사람만 있다.

높임말은 나보다 높은 사람에게 쓰는 게 아니라

나하고 거리가 먼 사람에게 쓴다.


입 뗀 지 얼마 안 된  2.5살 조카 오스카가

마박이에게 너는 내 친구라고 했다.

다 좋은데 시동생네 애기들이 나를

정아 정아 부르고 반말을 계속하는데

가만 듣다 보면 은근히 기분이 나빠진다.
얘들보다 내가 반백년을 더 살았는데.


한국 조카들도 마박이를 마박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이름이 조삼식이라면

이모부를 삼식아~

하고 부르는 것과 같다.





#50대청춘드로잉에세이 #하루한편 #독일통영댁 #시부모이름부르기가제일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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