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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정 Jun 28. 2024

사람이 된 고양이 오이오이 사장님

뉘른베르크에서 온 통영 여자의 50대 청춘 드로잉 에세이 ep.78

미로코 마치코 그림책 <내 고양이는 말이야>   By 문 정


사람이 된 고양이

오이오이 사장님   

  

에이스호텔 신풍관에 있는

작은 가게 오이오이(이봐, 이봐)에서

고양이 그림책 3권을 샀다.


서점인지 야채가게인지

차나 유기농 식료품을 살 수 있고

간단한 식사도 할 수 있다.

이런 가게가 집 근처에 있으면 좋겠다.

내게 필요한 게 다 있으니깐.

책과 커피, 유기농 야채.


희한하게 책과 야채를 같이 판다?

처음엔 영 안 어울리는 조합이라 생각했는데

마음의 양식과 몸이 먹을 건강한 양식 둘 다 파니

나같이 두가지 양식이 늘 부족한 현대인은 

딱 좋아할 만한 가게인 것 같다.


오이오이에는 고양이 그림책 많다.

사장님은 사람이 된 고양이처럼 생겼는데

분명 머리카락 안에 뾰족한 귀를 숨겼을 거다.

내 어설픈 일본어 대화도 다 받아주고

높은 책장사다리를 놓고 책을 찾아가며

미로코 마치코나 데쿠네 이쿠 같은

일본 작가들의 그림책들을 소개해 주었다.


Merry go round라는

꼭꼭 숨겨진 그림책방도 알려줘서 가보고 왔다.

자주 교토로 여행을 가는 건

나를 채워 줄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인데

작은 공간 오이오이에 잠깐 머물렀지만

이번 여행에서 가장 영감 받은 시간이었다.

이걸로 충분해

하며 까눌레를 잔뜩 사들고 돌아왔다.



#50대청춘드로잉에세이 #하루한편 #독일통영댁

#영감님교토여행잠깐오셨다네요     

오이오이의 고양이 사장님 By 문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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