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웠다.
아내 하고도 싸우고
동규하고도 싸우고
나경이 하고만 안 싸운다.
나경인 늘 내편이라고 하니까.
우린 종종 싸우곤 하지만 최근에 들어 바뀐 게 하나 있다.
싸우고 화해할 때 꼭 안아주기.
싸우는 건 불시에 시작돼서 걷잡을 수 없게 분노로 타오르지만 금세 식어버리고 나면 왜 싸웠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게다가 싸우고 나서 애매한 상황에서 생활하는 게 그 또한 무척 불편했다.
그래서 싸울 땐 싸우고, 싸우고 나면 나름 하나의 행동으로 싸움이 끝났다는 액션을 취하기로 정했다.
"안아주기."
단, 아무 말은 하지 않는다.
마지막 자존심이랄까?
아내와의 다툼은 좀 많이 줄어들었고 아들과의 싸움은...
남자 대 남자인데 뭔가 비겁해 보이긴 한다.
마흔두 살과 일 곱살의 싸움이라니.
어제도 동규와 반칙이네 아니네 하며 카드게임을 했지만 내가 져주는 걸로 선택했다.
덕분에 저녁나절은 평온했다.
가끔은 양보하는 게 지구 평화와 가족의 평화를 가져온다.
옛 현인들의 지혜를 또 한 번 깨닫는다.
"싸우지 않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