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꼭 한 번 이 말을 써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기회는 흔치 않았고 그냥 마음속에 담아둔 구호였다.
이 말은 스무 살 때 2010 여수국제박람회 국토순례단에서 해단식을 하면서 단장님이 하셨던 말씀이다.
"여수가 육지에서는 끝일 수 있지만 바다를 향하면 시작이다."
"쉼표 하나, 오늘 하루."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근 세 달간의 연재가 끝이 났다.
30화를 목표로 매일같이 쓸 수 있을 것 같은 나의 시작은 현실적인 고민과 한 번 더 숙고하자는 의미로
주 2회로 결정했다.
하지만 막상 주 2회의 글도 생각만큼 쉽지 않았고 글의 무게감도 예상과는 달랐다.
유쾌하고 사유할 수 있는 글을 써야지라고 목표했지만 쓰다 보니 사유보다는 나를 쓰고 있었다.
조금은 부끄럽고 조금은 속상하고 조금은 즐거웠던 세 달의 기록.
단편영화 시나리오를 쓰다 동화가 재밌어, 동화를 쓰다가 동시가 좋아 동시를 썼다가 또 소설이 좋았다가 시가 좋았다가 마지막엔 연극에 매료되어 전공도 아닌 극작가로 무대에 선 나.
학교 다닐 때도 교수님이 넌 전공이 뭐냐고 물었을 때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던 나.
지금도 변함없이 하고 싶은 글이 뭔지 몰라 그냥 쓰면서 문학이란 큰 이름 아래 글을 긁적인다.
작가의 서랍을 보니 몇 가지 쓰고 싶은 글들이 있었는데 미처 마무리를 하지 못했거나 그때의 내 심경, 내 마음과 달라 올리지 못한 글 들이 보인다.
아쉽기도 하지만 이 연재본이 끝나고 나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완독 한다고 하면 지난 세 달간의 나를 가장 잘 알려주는 글들이었기에 잘한 선택이란 생각이 들 것 같다.
오늘은 휴가를 떠난다.
본의 아니게 어제부터 휴가였지만 정작 휴가 중에 회사가 바빠 다시 출근해서 일을 보고 있지만 어쨌든 지금 이 글을 마무리하고 여행을 간다.
가족과 같이 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조금은 아쉽게도 조금은 홀가분하게 가게 되었다.
다음 새로운 연재의 글에서는 그동안 구상했던 문학의 하나로 도전해 봐야겠다.
끝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