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회 계약론과 교육철학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철학자 장 자크 루소(1712~1778). 사회 교과서 펼치면 늘 배우는 사람이다. 그는 연인 테레즈와 사실혼 관계에 있으면서 다섯명의 아이를 낳았다. 하지만 자신이 책임질 수 없다고 판단했나보다. 다섯명의 아이들을 모두 고아원에 보냈다.
300년도 더 전의 일이다. 그때도 그랬겠지만 지금도 무척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루소는 자기가 낳은 아이들을 책임지지도 못하고 고아원에 보냈으면서 <에밀>이라는 교육철학을 담은 책을 출간했다. <에밀>은 인간의 인격과 정서는 주로 어린시절에 함양되며, 그래서 어릴 때부터 아이를 아이답게 다루는 자연주의 교육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2.
오늘자 뉴스로 대기업을 다니다 그만둔 30대 남성이 80cm 일본도로 일면식도 없는 아파트 주민을 살해했다는 기사가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다. 얼마 전에는 엄마를 살해한 전교 1등의 인터뷰도 언론에서 떠들썩하게 날랐다. 대형로펌 변호사가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에게 칼을 휘둘렀고 아내는 결국 사망했다는 뉴스도 있었다. 전교 1등, 대기업, 대형로펌 변호사. 살인마와는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키워드들이 결합돼 좋은 제목으로 뽑혔고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3.
인간이 원래 그런 존재다. 전교 1등이라고 해서, 대기업과 대형 로펌에 다니거나 다녔다고 해서, 또는 여러 방송에 출연한 유명 의사라고 해서 내면의 잔인성이 없다는 걸 증명하는게 아니다. 오히려 성공하고자 하는 욕구는 타인에 대한 잔혹함과 비례해 나타날 수 있다. 이 또한 일반화하기 쉽지 않겠지만 어느정도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단 말을 하는 것이다.
4.
한 트로트 가수의 열성팬이었던 먼 친척이 있다. 가수가 음주운전을 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자, 실의에 빠져 밥도 잘 안먹고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 순수하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저런 분들 덕분에 세상의 돈이 도는거라 생각이 들었다.
5.
결론적으로 사람에 대한 기대치를 최대한 낮추고 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원래 인간은 이상하고 또 이상한 존재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이상함과 의문점밖에 없다.
그러니 하나님 아버지가 와서 하는 말이라 하더라도
한번쯤 걸러듣고 자신만의 생각과 판단을 내려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한가지 더 덧붙이자면 세상 돌아가는 꼴에 지나칠 정도로 깊이 심취하거나 매몰될 필요가 없다.
어차피 세상은 아무리 열심히 살아봤자 불공평한 것 투성이다.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더 발버둥치며 살 수 밖에 없다.)
조금 여유를 갖고 자신이 인생에서 사랑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헤아리면 좋다. 세상살이가 그저 우스운 연극 한판이다. 힘든 일 나쁜 일 있어도 이 또한 가짜겠거니 하며 그냥 웃어넘기면 그만이다. 넘기고 지나고 나면 진짜로 좋은 일 오니까 그렇다. 1+1 같은 공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