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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아 Oct 29. 2024

그놈의 노오력

'지금 연애 시작해서 상대 알아가고 공들이고 이런거 다 귀찮아. 그냥 내 앞에 와이프랑 내 아이가 있으면 좋겠어.'


누군가 연애 커뮤니티에 쓴 이런 글을 봤다.


글쓴이는 정말 그게 소원이라면, 당장 오늘이라도 바로 행할 수 있다. 연애를 건너 뛰고, 결혼해 아이 낳는 건 하나도 어렵지 않다.


상대방 얼굴 한번 본적 없다 하더라도 돈을 주고 결혼 상대를 찾을 수 있는, 매매혼이라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어려운 건 가정을 유지하는 일이다. 결혼 2~3년 정도 하다가 아이를 출산한다고 치자.


그 아이를 약 20년 정도는 키워야 한다.


배우자와 같이. 최대한 화목하게.



그게 어려운거라.


최소 20년은 함께 할 상대 배우자를 선택하는데 신중해야 한다. 뭐 어떤 것을 기준으로 선택할 건지는 각자 다르니까 생략하기로 한다.


결혼하고 나서 평화로운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다. 기본적으로 존중하고 배려해야 하며 서로의 안위를 나름의 방식으로 신경 써 줘야 한다.


연애상대를 고르기 위해 서로를 탐색하는 정도의 노력은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노력에 비해서 아무것도 아닌 셈이다.


비슷한 방식으로 사람들은 당장 돈이 10억, 20억씩 눈 앞에 떨어졌으면 좋겠다고 소망한다. 하지만 막상 재산이 생겨도 그 재산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0.1%도 안될거라고 생각한다. 유지하는게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몇십억 복권 당첨자가 몇년 지나 거지가 됐다는 뉴스는 놀라운 소식이 아니다.


관성이란게 그렇게 작용한다.


모든 것의 영역에도 이 법칙을 적용해볼 수 있다.




작가가 되겠다면서 글을 안쓰는 사람들, 혹은 본인이 글쓰는 작가라고 하면서 글공부는 안하는 사람도 많다.


돈을 벌고 싶어 투자하고 싶다면서 공부는 안한다. 비트코인 원리가 뭔지, 블록체인이 어떤 시스템인지, 미국 대선은 어떻게 흘러가는지, 중동 정세와 기후변화, 인공지능 등등등.


사실 투자는 세상의 모든 것을 공부해야 한다. 이미 다들 아시는 분일 테지만 굳이 소개를 하자면,


<1%를 읽는 힘>의 저자, '메르'라는 금융 전문 작가인 경제 인플루언서 분이 계시다. 이 분의 글 몇개만 읽어봐라. 방귀부터 시작해서 배드민턴 금메달 등 다루지 않는 분야가 없다. 그리고 그 모든것을 투자로 연결한다.


https://blog.naver.com/ranto28


메르의 글을 1일1독 추천한다.


내 주변에 많이들 소개를 해줬는데, 몇 달 지나서 확인해보니 아무도 읽는 사람이 없었다. 


재테크 잘 하고 싶다면서 노하우를 물어봐놓고 이렇게 공부를 안한다. 그러면 잘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져선 안되는거라고 생각한다.


노력은 안하고 과실만 따먹고 싶어하는 건 도둑심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래서 포기한다.

주변 사람들과의 비교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나이가 뭔가를 해보기엔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머리 좋은 사람들은 약간의 요령을 갖고 빠르게 치고 올라간다. 그렇다고 해서 기죽을 필요 없다. 끝까지 가는 놈이 살아남는다. 강한자가 살아남는게 아니고 살아남는자가 강한거다.


단계를 밟아 나가고, 그 단계가 끝이 안보이고 무한한데다, 계속 길을 잃고 혼란스러워진대도 그냥 우직하게 밀고 나가면 된다. 어차피 중간에 포기하고 다시 돌아간다 해도 0에서 시작할 뿐이다.


그냥 단지 하나 뿐이다.

매일 공부한다.

내가 원하는 목표에 대한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다.


자격이 안되면서 욕심만 부려대는 행위는 개인적으로는 정신병자가 되기 위해 정신을 단련하는 짓과 비슷하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 자꾸 갇히다보면 우울증에 걸리고, 자기회피 성향에다, 결국 현실을 부정하고 세상 탓만 하는 사람이 되고 만다.


그럴 바엔 차라리 아무것도 소망하지 않는 편이 정신건강에 더 이롭다. 묵묵히 현실에 최선을 다하면서, 그때그때 시류에 맞는 행운에 파도를 타서 큰 기회를 거머쥔다면 이게 확률이 더 높다. 



다 써놓고 보니 한편으로는 오늘도 그놈의 노오력 얘기를 해서 미안한 마음도 든다.

그저 다들 힘든 세상이니 우리 모두 힘내서 살자 이런말을 하고 싶었다.

참고로 난 비트코인이 올라서 기분이 좋다.


환절기다. 다들 감기 조심하길 바란다.



https://www.youtube.com/watch?v=Pd69cIzSKgQ&themeRefres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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