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의 긴 여행과 해외살이 1년여를 제외하고 총 23년간,
첫 3년은 매일. 나머지 20년은 최소 매주 한 번, 이 거리에 내 발자국을 남기고 있다.
눈물도 웃음도 한탄도 설렘도 꿈도 좌절도 십대도 이십대도 삼십대도 모두.
2015.10.01
명동CGV라이브러리에서 이동진 평론가님의 강의를 듣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밤10시 40분.
지하철을 기다리는 그 순간,
열여덟열아홉 매일매일 명동에 있던 학교에서 야자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길 이곳에 서있던 내 모습과 그때의 공기와 바람이 훅-나를 감싸
잠시 기대버렸었다.
그리운 그떄와, 그때.
들어서자마자 마음을 스치는 기억들 수천장이
영사기 돌아가듯 내눈앞에 나타나 맺혀버린 눈물.
고3의 내가 매일 청소했던 곳.
어디서든 푸릇함이 눈앞에 있으니 참 좋았었다.
그 푸르름에 나와, 나의 내일, 나의 누군가, 나의 무해함을 기대하며 기댔었다.
기댈만큼 기대를 완성하지 못해 그때의 내게 미안함만 가득한 오늘의 서러움과 서글품을
다시 푸르름에 기대봐도 될지 염치없는 나날들에-
열아홉. 3학년 교실 이층 창가에 서서
온 세상 고민 다 짊어진 듯 눈물 훔치다
온 세상 즐거움 다 가진듯
꺄르르 웃음을 흩뿌리던 나날들-
계성여고 뒷뜰
미술시간에 이곳에 앉아 스케치북을 펴놓고
드라마 로망스에 푹 빠져 러빙유-를 흥얼거리며
나무를 하늘을 서로를 그리던 시간들이 정말 내가 지나온 시간인지 아득해.
오래오래 있어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샛별동산아 고마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