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노하 Norway Apr 02. 2023

아숙업 askup 말고 너!

얘들아, 안녕?


잘 지내고 있지? 오랜만에 너희들의 카톡을 보면서 내심, 아니 드러내고 자랑하고 싶을 만큼 기분이 좋았어. 일주일간 다음 편지에는 무슨 이야기를 쓸까 고민했었는데, 선생님에게 기분 좋은 소식을 들려준 친구 이야기를 써볼까 해.


가명을 뭐라고 지으면 좋을까? 요즘 핫한 카카오톡 askup 아숙업이 생각나서 아숙업에게 물어봤어.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남자 성우가 누구인지 알려줄래?"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가는 질문이라 좋은 질문이 아니었어


“가장 실력이 좋은 남자 성우가 누구인지 알려줄래?”

실력이 좋은지 여부를 질문하는 것도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서 좋지 않은 질문이야

역시 아숙업에게 좋은 질문하는 것도 연습이 필요할 것 같아. 정확한 용어로 구체적인 질문하는 연습!


결국 유튜브에서 다시 검색을 했어… 혹시 강수진 성우라고 알아? 선생님은 잘 몰랐는데 성우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모두 아는 유명하신 분인가 봐. 유퀴즈에도 나오셨는데 <슬램덩크> 영화의 강백호 역을 맡으셨대. 인상도 너무 좋으시다.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qgp5YcPmGyI


이 분의 성과 이름 한 글자를 따서 강수라고 불러 볼게. 

우리 반에서 선생님이 가장 이름을 먼저 외웠던 아이가 아마 강수였던 거 같아. 우리 반 임시 반장이기도 했고, 새 학기가 되었으니 용기 내서 뭔가를 도전하고 뭐든 해보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이 강수의 행동과 표정에서 아주 많이 보였거든! 선생님이 맡은 동아리 대표이기도 했던 강수에게 정말 여러 가지 일을 많이 맡겼어. (일 년 동안 잘 해줘서 고맙다!) 동아리 활동을 끝내고 교실로 돌아오는 길에는 샘과 강수는 소소한 대화를 나누곤 했지.


요즘에 어떻게 지내는지, 주말에는 뭘 할 건지.


2학기쯤 되어서 선생님은 강수가 자기의 꿈을 위해 열심히 시간을 쓰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 평일뿐만이 아니라 주말에도 열심히 연습을 하고 대회 준비를 한다고 하더라. 성우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대.


강수의 꿈을 들은 뒤에야 선생님은 강수의 일상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 쉬는 시간이나 자습 시간에 책상 위에 올려둔 것이 성우 관련 대회에 나가려고 연습 중인 대본이었고, 유튜브에서 보고 있는 것도 성우와 관련된 정보 채널이었어. 가고 싶은 대학도 이미 정해 두었다고 해서 응원하는 마음으로 기다렸는데 대학 합격 소식을 벌써 들려주더라. 축하해!!!


꿈을 마음 속에만 두지 않고 계속 정보를 찾고, 알아가다 보면 지원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멘토도 알게 되고, 그렇게 직접 소통하고 참여하다 보면 내가 선택한 이 길이 맞는지, 어떤 부분을 더 열심히 하면 되는지더 잘 알게 되는 것 같다고 강수가 그러더라.


집쭈웅~ 해서 파고드는 힘!

실행하는 능력!


같은 공간에서 같은 수업을 하루 종일 듣는 너희지만 우리는 모두 각자 다른 꿈을 꿔야 한다고 말해 주고 싶어. 너만의 꿈을 꾸고, 너를 위한 꿈을 꾸길 바라. 어떤 인공지능도 너의 꿈을 정해주지는 못 할테니까.


작은 것이라도 끌리면 일단 파고들어봐. 강수도 부모님께 자신의 꿈을 설명하기 위해 한 학기 넘게 고민하고 공부하고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더라. 모든 부모님과 선생님이 너희의 꿈을 지지해 주고, 실패하더라도 도전해 보라고 용기를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싶다만은. 가끔은 내 꿈이지만 주변부터 설득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을 거야사회는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팍팍하니까.


각자의 인생을 잘 살아가 보려고 고군분투하는 너희들 모두 정말 고생한다. 토닥토닥.


또 편지 쓸게.


- 노르웨이에서 선생님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