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일 차, 성남
포르투갈에서는 모녀가 함께한 한국인 여행자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포르투 도착 직후 인스타그램에 자랑 섞인 포스팅을 했을 때, 온갖 맛집과 여행지를 추천해준 지인 또한 대부분 여성이었다.
깨끗하게 정돈된 거리는 밤까지도 비교적 안전하고, 타파스와 나따, 포트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식당이 너무나 많다. 게다가 대부분의 가게에서 관광객을 훌륭한 매너로 맞이한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말이다. 여성들이 좋아할 법한 요소를 두루 갖췄다. 그렇다고 이러한 미덕이 남성에게는 악덕이 될 리도 없다.
다정한 포르투, 화려한 리스본과 쾌적한 알가르베, 아기자기한 소도시까지. 북부에서 남부까지 포르투갈은 훌륭한 여행처다. 포르투갈의 인구는 1000만에 불과한데 반해, 그 인구수를 훌쩍 넘는 수의 남녀노소가 매년 그 미덕을 누리기 위해 찾아온다.
감히 엔데믹을 얘기할 만큼, 지금 포르투갈은 관광객으로 넘친다. 포르투갈 공기를 오래 기억하고픈 우리도 물론이고, 현지인들도 마스크를 벗고 해방감을 즐기던 2022년 가을의 포르투갈.
면세 주류 한도가 인당 2병으로 풀리고, 출국 직전 귀국 전후의 PCR 검사 의무가 폐지되었으며, 여행 기간 내내 포근한 햇살이 가득하는 행운이 꼬리를 물었던, 대한민국이 떠밀고 포르투갈이 두 팔 벌려 환영해준 나의 포르투갈 여행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