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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음 Sep 27. 2023

종업식, 공식적 퇴사 날

07

(나는 원래 기간제 특수 교사였고, 어쩌면 영영 다시 교사로 돌아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쉬기로 했다. 더 이상 하루하루 수업하는 게 너무 힘들었으므로)


종업식, 공식적으로 수업을 마친 나.

이제 담임이 아니게 된 나.

학생들보다도 더 방학 날을 손꼽아 기다려왔는데

종업식을 마치고, 교실을 정리하고 '아, 이제 진짜 끝이다.'라며 퇴근을 하는 길에


'슬프다'라는 단어가 나도 모르게 나온다.

나는 슬프구나. 속시원하지 않고 슬프구나. 

무엇이 슬픈가.


아, 나는 슬프구나.

좋은 선생님이 더는 될 수 없어서.


아, 나는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구나. 그런데 잘 안 돼서 힘들었구나.

좋은 선생님이라고 스스로 인정해주지 않아서 힘들었구나.

나라도 칭찬해줄 걸, 다독이고 잘하고 있다고 해줄 걸 그랬다.


마지막의 마지막이 되어서야 알게 된 내 소박한 마음.


다른 일을 할 때는 내가 나의 위로가 되어 주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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