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제 : '이민자' )
내가 캐나다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미국의 현재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 선거 유세를 펼치고 있을 때였다. 그런 그가 대통령을 두 번이나 하고 벌써 그 임기가 다 끝나가다니. 시간 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 대표, 존 맥케인을 누르고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젊은,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이 된 것은 정말 큰 변화였다. 세상 물정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고, 역사와 세계정세 등에 관심도 없었지만 그가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던 날 밤, 제이가 일을 가고 없는 집에 홀로 남아, 뉴스를 보던 기억이 난다.
그나저나.....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까?'
영국의 브렉시트 사태 이후 난 어쩌면 그가 미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세계의 정세는,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화합'보다는 '분열'을 선호하는 듯 보이고 그 시대의 흐름을 잘 탄 듯 보이는 트럼프가, 세계 제 1의 강국인 미국의 키를 쥔다면.. 쥔다면? (가능성이 있어 보이기도 한다.)
하........... (한숨)
나는 '상상하는 여자'이지만 그가 대통령이 된 그림은, 억지로라도 상상하기 싫다.
(그렇다고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는 것도 아니다. 만약 한국 사람들이 새누리당에서 나온 대표도,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온 대표도 뽑기 싫다면 나와 같은 입장일까? I don't know. 게다가 난 미국에도 살지 않으면서 왜 이런 걱정을 하는가? I don't know.)
사실 트럼프를 본 것도 오바마가 대통령 선거 유세를 할 당시이기도 하다.
당시 미국 공중파, NBC에서 방송되던 트럼프가, 최종 프로듀서였으며 쇼의 메인 Judge로 나오던 "The Apprentice(더 어프렌티스)"라는 서바이벌 쇼에서 그는, "You, are, fired(당신은 해고야.)"라는 후보들을 쇼에서 제명시킬 때 쓰는 말로 유명했다.
- 이건 필리핀에서 살 때 처음 느낀 거고 그냥 요새 실정을 보면 '그래, 그런 건가 보다..'하고 마는 생각 하난데,
세상 어디를 가도 왜 돈이 많은 늙은 남자들은 항상, 혹은 거의, 몸매 잘 빠지고 세상에 둘도 없는 아름다운 '젊은 여자'를 마치 전례품처럼 끼고 다닐까?
(그들은 사랑이라고 하고 우리는 욕정이라 부른다. ㅎㅎ 하긴 내가 남자라도 그렇게 해 보고 싶긴 하겠어. #쓸데없는 이심전심 ) 근데, 그 여자들은 정말 행복할까? #쓸데없는 상상 #내마음
칠순의 나이가 된 그가 자신의 딸 정도 돼 보이는 젊은 부인이 있어서,
혹은 그가 가난의 '가'자와 서민의 '서'자를 모르고 평생을 산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의 '금수저'라서,
혹은 그의 인생 평생을, 사람들을 위해 봉사한 전적이라곤 찾아볼 수도 없는 또 우리나라로 치면 '귀족'이라서, 그의 상기되고 경직된 얼굴에서 오는 단순한 불편함 등을 둘째 치고서라도
'나는 왜 그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나'는 사실 그의 '반 이민정책' 때문이다.
캐나다에 산지는 10년이 다 되어가지만 사실 영주권을 획득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지금은 만 일곱 살이 된 큰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억지 부려 살고 있으면서도 굳이 이 곳에 살아야 한다는 명분을, 마음을 주지 않았던 터라, 더 빨리 신청해 더 빨리 받아낼 수도 있었을, 그놈의 영주권을 굳이 신청하지 않았다.
나는 당시, 방문자 비자를 거듭 연장하던 차에 아이를 임신했고, 아이를 낳았고, 그 아이가 첫 돌이 지나기 전 마침내 영주권 신청을 했다.
'나'는 한국에 돌아가고 싶더라도 '내 아이'는 캐나다가 '모국'이 될 것이기에 그 나라에 나름대로의 정체성을 쥐어주어야만 했다.
(그리고 내가 캐나다 영주권을 신청함으로 얻어지는 안정감, 여유 등은 아이에게 필요한 그 정체성을 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캐나다는 사실 한국에 비교하자면 느려 터진 나라다.
'빨리빨리'를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사실 좀 적응이 필요할 만큼.. 사람들도 대체적으로 느리고, 변화의 속도도 느리고, 하는 일들도 느리고, 밥 먹으러 레스토랑에 나가서도 기다려야 하는 느린 속도의 나라다. (그것이 절대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꼭 말해주고 싶다! It's okay to be slow!)
(그걸 알지만) 사실 영주권을 획득하는데 한 5년 정도 걸렸다. 일반적으로 약 2년 에서 3년 정도 걸린다.
(영주권 획득하는데 나는 기다림의 최고치 경지에 도달했고 사실 해탈에 이른 것도 같다. ㅎㅎ)
So..
왜 그렇게 오래 걸렸나.
내가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영주권 따기 상대적으로 어려운 제 3 국가 출신도 아니고, 불법적으로 체류한 기록이 남아있는 것도 아니고 어디서 추방당해 온 것도 아니고, '야, 너 영주권 안 줘!'하고 떼를 부릴 수 있는 상황도 전혀 아니었는데,
그저 단순한 배우자 초청 영주권자를 신청하는 거였는데도, 그렇게 오랜 시간, 돈, 노력 등이 들어갔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니...
한마디로 재수가 더럽게 없었다. Or could been a... bad timing too.
(#인생 #별거있수)
내가 영주권을 신청했을 당시에는 현재 캐나다 총리인 젊고 진보적인 'Justin Trudeau(저스틴 트루도)'가 아닌 '진보, 보수정책파'인 '스티븐 하퍼(Stephen Harper)'가 총리였다. (그는 2006년 2월부터 지난 2015년 10월까지 근 10년 동안 총리직을 맡아왔다.)
당시 캐나다 안에서 '배우자 초청 비자, 영주권'을 가장해 비자 혹은 영주권을 획득하고 바로 이혼을 하는 등의 이민 사기행각들이 난무했고, 1980년대부터 시작해 약 20년간 이어진,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캐나다로 쏟아진 '투자이민'의 부폐, 이미 캐나다에서 살고 있는 영주권 자들이 특히 많이 혜택을 본 '초청 이민'(특히나 잘 살지 못하는 발전국가들이 고향인 사람들이 자신의 가족을 초청해 데려올 수 있게 한 이민법), 아마 세계 어디에든 존재할 '불법 이민, 체류자'들에 대한 우려와 거부감, 무 신뢰 등이 커져감으로 인해 '스티븐 하퍼'가 관리한 이민부는 점점 강도 있게 이민자 수용을 줄여 나갔고, 특별감시 등을 통해 이민법 남용을 줄이도록 노력해 왔는데, 내가 그 시대의 배를 탄 것이다.
(물론 그때는 그걸 몰랐다.)
그리고 청소년과 다문화 정책, 이민 정책(굳이 비교를 하자면 배척보다 수용에 더 중점을 둔 '이민계의 햇볕정책'같은 거랍니다.), 대학 교육, 아마추어 스포츠 분야에서 주로 활동해 왔으며 자신의 친 아버지가 1970년대에 총리직을 역임한 역사가 있는 캐나다 자유당의 젊은 트루도(Justin Trudeau)가 2015년 10월 말, 보수당과 그의 대표 '스티븐 하퍼'의 약 십여 년간의 집권을 누르고 정권 교체를 이룩해 캐나다 제 23대 국무총리(Prime Minister)가 된다.
저스틴 트루도의 총리 공약 중에 하나는 '스티븐 하퍼 정부'에서 반이민정책을 펴 힘들게 했던 많은 사람들(나 같은) 중에서 특히 '배우 초청 이민법'에 대한 시간 단축과 편의였는데
햇수로 6년을 기다려도 욕 나오게 정리 안되던 영주권이 저스틴 트루도 가 총리가 되며 우연처럼, 혹은 그의 공약 실천으로 인해 나와버렸다. (그래서라고 생각하고 있다.)
사실 그간 '워킹비자'가 있었고, 세금도 냈고, 사는데 불편한 거 하나 없었고, 이 곳 나라 아이들도 낳았고, 이 나라 사람과 살면서, 이 곳에서 쓰는 말을 내가 태어나고 자라면서 배운 말보다 자신 있게 할 만큼 되었고, 이 곳에서 산지도 오래되었기에 내 이름이 새겨진 영주권 카드 한 장을 받는다고 뭔가 달라진 건 없지만
그리고, 벌써 시간이 조금 지난 일이기도 하지만..
아직도 종종 나는, 아직도 그저 영주권을 한없이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다.
그러면서도 또 이런 생각을 한다.
생각해 보면, 한국에 더 이상 내가 '내 방'이라고 '내 공간'이라고 할 장소도 남아있지 않으며, 내가 캐나다에서 한국에서와는 또 다른 삶을 일군 긴 시간이 한국과 그 공간 속의 사람들에게도 적응해, '남아있는 똑같은 것들'은 거의 없을 거란 사실, 잘 알지만... 그래도 한국이 아마 죽을 때까지 '내 고향, 내 나라, 돌아가고 싶은 내 공간'일 거란 사실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긴 외국생활에서 느낀 점은 하나 있다.
-거기 서든 여기서든 저기 서든, 사실 우린 그냥 어디서든 살아보려고 하는 거잖아.
좋은 거 가지고 오용하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고,
이념과 전쟁과 돈의 이해관계에 맞물려 존재하는 떠도는 난민에 대한 책임은 내 몫이 아니라고 할지언정,
오늘보다 더 괜찮게, 잘 살고 싶어 하는 것은 나라를, 공간을, 집단을 떠난 인간의 기본적 욕망이다.
Deep down, we really all are same people.
그래서인지, 반이민정책을 펼치고 그것으로 인해 큰 지지를 받고 있는 트럼프의 행보가 걱정스럽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고.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이십 년을 자라고서도 피부가 백옥 같고 금발에 큰 키를 가진 독일 여자가 가장 친한 친구가 되고, 새로운 곳에 가서도 그곳이 낯선 것은 오로지 며칠, 혹은 일주일.
'난 시골이라는 곳은 도저히 살 수 없는 도시 사람이야.'라고 생각했다가도 '시골 덕후'가 되는 것은 평생이 걸리지 않는다.
어제는 몰랐던 사람과 잠자리를 나누고서 그이에게 내 속살을 내 비치는데도 부끄럽지 않은 것도 오래가지 않고, 꿈속에서 거닐던 뉴욕의 한 거리를 서른 넘어 처음 경험하면서도 마치 오랫동안 해 왔던 것처럼 우아한 척하는데도 어색하지 않은 것.
왜냐면 우리는 생각보다 적응에 빠른 동물이거든.
(난 적어도 그래. I don't know about you.)
말도 안 되는 얘기겠지만 가끔, 정말 가끔,
가을이 오가며 추워지는 무렵에 내가 사는 시골 동네에서
일본에서 방문한 친구와 함께 가 묶은 다운타운 토론토의 한 호텔방에서
시가족과 함께 간 미국 플로리다의 한 리조트에서,
지나가는 어떤 남자가 입고 있던 향수 냄새가 옛날에 그 남자와 똑같아서
한국이 아닌 공간에서,
한국사람이 아닌 다른 나라 어느 사람에게서도
한국을 느끼기도 하고
한국이 아닌 캐나다에 살지만 어느새, 이 곳도 한국의 연장선이라는 착각에도 빠져 살고, 비행기 타고 열 몇 시간을 꼬박 날아가도 모자라는 거리에 살고 있단 사실에 좌책감도 느껴가며, 애증과 그리움과 현실과 꿈 사이 어딘가 살고 있지만..
I guess I'm just trying to live.
And make homes on where I am.
Aren't we all though?
So let the people do the same if they really want to.
No?
사랑하는 빌리 조엘의 "New york state of mind"를 공유합니다.
"New York State Of Mind"
Some folks like to get away
Take a holiday from the neighborhood
Hop a flight to Miami Beach
Or to Hollywood
But I'm taking a Greyhound
On the Hudson River Line
I'm in a New York state of mind
I've seen all the movie stars
In their fancy cars and their limousines
Been high in the Rockies under the evergreens
But I know what I'm needing
And I don't want to waste more time
I'm in a New York state of mind
It was so easy living day by day
Out of touch with the rhythm and blues
But now I need a little give and take
The New York Times, The Daily News
It comes down to reality
And it's fine with me 'cause I've let it slide
Don't care if it's Chinatown or on Riverside
I don't have any reasons
I've left them all behind
I'm in a New York state of mind
It was so easy living day by day
Out of touch with the rhythm and blues
But now I need a little give and take
The New York Times, The Daily News
It comes down to reality
And it's fine with me 'cause I've let it slide
Don't care if it's Chinatown or on Riverside
I don't have any reasons
I've left them all behind
I'm in a New York state of mind
I'm just taking a Greyhound on the Hudson River Line
'Cause I'm in a New York state of mind
And I'm always in a Korea state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