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릴 줄 아는 지혜는 얼마나 지혜로워야 가질 수 있는 것일까. 느긋하게 기다릴 줄 알아야 되는데 무언가에 대한 간절함이 클수록 그 일은 더 쉽지가 않다.전전긍긍해 봐야 속만 끓일 뿐 달라지는 것도 없는데 갖은 생각들을 하면서 마음속을 지옥으로 만든다. 그럴 때마다 드는 생각은 아직 나는 제대로 성숙한 인간이 되려면 한참 멀었다는 씁쓸한 대답뿐이다.내가 느끼는 감정들로부터 좀 여유롭고 싶은데 생각처럼 잘 되지 않는다.
오늘은 아침부터 조바심이 났고 약간 화가 난 감정선으로마음이 분주했다. 며칠 전부터아는 지인에게 친근함을 표시하면서 조금 가까워졌다고믿었기 때문에 내 진심이 통했겠다고 생각하고 어렵게 부탁을 드린 게 있었는데 내 앞에서는 웃는 얼굴로 끄덕여 놓고는 다음 날 다른 태도를 보이니 배신감을 느꼈고 도대체 그런 게 어딨냐며 잠시 흥분했었다. 옆 자리 동료가 초코볼을 두 알 건네며 진정시키라고 했다. 내 말투나 표정을 들켜버린 것이다. 집에 와서 생각하니 흥분된 내 표정과 말투가 뒤늦게 창피하게 느껴졌다.
집에 와서 시간을 갖고 생각하니 나 혼자 한 착각이었다.
도대체 얼마나 그 상대를 알고 지냈다고 무슨 자신감으로 다른 누군가에게 내가 원하는 바를 내 마음처럼 알아줄 것이라는 자신만만한 기대를했단 말인가. 섣부른 판단일 뿐이었다. 얼마나 부질없고 어리석은 것인가.
어쩌면 당연한 실수였다. 나이에 비해서 다양한 사람경험이 없는 내가 무턱대고 사람을 믿은 내 탓일 수밖에 없다. 뒤죽박죽인 감정의 하루를 마감하면서 사소하게 또 배웠다. 다시는사람을 믿지 말자가 아니라 조금 더 신중해져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