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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희 Feb 18. 2019

이바라기노리코와 윤동주

2월 14일 동오사카 끽다미술관 카페



평생 일본사회 속 조선인으로서 경계에서 살아왔던분들의 모임이 동오사카 끽다미술관 (Kissa Museum)에서 이뤄졌다.

도쿄의 릿쿄대학, 쿄토의 도시샤대학, 후쿠오카의 형무소터 공원 모임에 이어, 오사카에서도 윤동주 평전을 번역한 아이자와 카쿠 시인의 출판기념회를 계기로 이 곳을 중심으로 <오사카 윤동주와 우리> 모임이 만들어져 10년째 계속되고 있다. 재일가수 이정미선생님이 초대해주셨고, 어떻게 넘어오는 날짜가 잘 맞아 떨어졌다.

그 시대의 이바라기노리코와 윤동주가 지내온 삶들은 얼마나 무거울까. 

왜 이사람들은 이바라기노리코와 윤동주시인의 생각을 평생 묵상하는것일까. 


재일시인 김시종, 재일교수 서경식, 재일가수 이정미, 재일성악가 강석자, 홍순관 가수, 류시경 신부님, 김응교 교수님, 아이자와가쿠 시인, 오태규 오사카 총영사관.  


이 분들이 가지는 무게는 강한 기운으로 이날의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자리가 대부분 차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참여인들이 적어서 너무 아쉬웠다. 사람들이 이렇게 관심이 없을까. 이런 자리에 내가 베이스로 참여 했다는것은 또 어떤 의미일까. 행사가 이뤄진 킷사미술관은 재일동포 시인 정장씨가 운영하고 있는데 할아버지때부터 운영되어온 멋진 미술관이다. 일본과 한국의 많은 지식인들이 이곳을 거쳐갔고 그중에 일본이 문학가 시바료타로(司馬 遼太郎, 1923-1996)등등도 포함되어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것은 그사람의 세계가 나에게 들어온다는 소리를 들은적이 있다. 나는 어떤 세계에서 살아가는것을 기대하는가. 이 사람들은 적어도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해 평생을 솔직하게 고민해온 사람들이지 않을까. 악기포지션에 따라 나의 포지션 과 시선이 형성된것 같다.


재일시인 김시종


발표 1. 일본에서 재일조선인 시인으로 산다는 것 - 김시종(재일코리안 시인, 윤동주 시번역본 발행)
발표 2. 이바라기 노리코, 이웃나라 말의 숲과 윤동주 - 김응교(숙대 교수, 윤동주 문학평론집 ‘처럼’)
발표 3. 일본에서 윤동주는 어떻게 기억되고 있는가? - 아이자와 카쿠(시인, 송우혜씨의 ‘윤동주 평론’ 역자)
발표 4. 이바라기 노리코의 시 ‘6월’과 감옥의 형 - 서경식(토쿄경제대학 교수, 저서 ‘시의 힘’ 중 윤동주 평론)

네가지 발표주제를 가지고 시간을 나눴고 저녁만찬후 공연이 이어졌다.


<새로운 길> 재일성악가 강석자, 피아노 류수향


먼저 강석자 성악가의 가곡(새로운길-윤동주시)으로 시작 되었고 

이어서 이정미선생님과 홍순관 가수가 노래를 불렀다.

이정미선생님 역시 윤동주의 <새로운길> 시에다가 음율을 붙인 것으로 함께 연주했다.

그 시를 밑에다가 첨부한다.


<새로운 길>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문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1938.5.10)

Kissa Museum, Higashi-Osaka


이바라기 노리코(1926∼2006 오사카출신)는 일본 전후 여성 시인으로는 가장 폭넓은 사회의식과 비평정신을 지닌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쟁이 끝난 1945년에 그녀의 나이는 19세였다. 반전관련 시를 많이 썼고,  윤동주의 시가 일본교과서에 실릴수 있게 기여를 한 사람이다.  이전에 한글에대해 궁금해 했을때 찾았던 시인이였다. 일본인인데 이렇게까지 한글에대해 많은 지식을 알고 있는가에 대해 궁금했었다. 행사 참여하기전 양자누나가 추천해준 노리코의 일본 시를 읽고 참석했다. 아래에 공유한다.


自分の感受性ぐらい 

ぱさぱさに乾いてゆく心を ひとのせいにはするな みずから水やりを怠っておいて

 気難しくなってきたのを 友人のせいにはするな しなやかさを失ったのはどちらなのか 

苛立つのを 近親のせいにするな なにもかも下手だったのはわたくし 

初心消えかかるのを 暮らしのせいにはするな そもそもが ひよわな志にすぎなかった 

駄目なことの一切を 時代のせいにはするな わずかに光る尊厳の放棄 

自分の感受性ぐらい 自分で守れ ばかものよ   


스스로 물주기를 게을리해놓고 파삭파삭 말라가는 마음을 남 탓하지 말라.

자기 감수성 정도는 스스로 지켜라. 

서먹해진 사이 친구 탓하지 말고, 짜증나는 것 가족 탓하지 말고, 초심을 잃어가는 것 세월 탓하지 말고, 

안 좋은 것 전부 시대 탓하지 말라.

자기 감수성 정도도 스스로 지키지 못한다면 그것은 바보.


-茨木のり子 

詩集「自分の感受性ぐらい」(1977刊)

所収 「現代詩文庫」思潮社にも収録




Kissa Museum Cafe 喫茶美術館(和寧文化社)

주소: 1 Chome-2-18 Hoji, Higashi-osaka, Osaka Prefecture 577-0805

연락처: 06-6725-0430

http://www.waneibunkash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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