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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토리 Feb 11. 2024

세계 3대 축제라며…

삿포로 유키마츠리(눈축제)에 다녀왔습니다.

축제 시작 전 만난 일본인 친구에게 눈축제가 너무나 기대된다고 같아 가자고 말했더니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굳이?’라고 말하더군요.

그러면서 덧붙이길, 올해는 코로나 끝나고 처음 하는 거니까 좀 볼만하려나… 했습니다.

그래도 세계 3대 축제라는데 근사하겠지라고 생각했네요.

스스키노에 전시된 얼음조각들
오도리 공원의 눈조각들

직접 유키마츠리를 보고 와서 일본인 친구의 마음을 알 수 있었네요.

밤에 라이트업을 봤으면 좀 더 근사하다고 느꼈으려나…

내가 보러 갔던 날은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어제는 주말이라 그런지 엄청 북적이더군요.

거대한 사람들의 흐름과 먹거리 부스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면서 나도 일본인 친구와 똑같이 ‘굳이?’하는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음… 일본에 와서 살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참 소박하다입니다.

주변의 한국인 친구들도 대부분 똑같이 느끼더군요.

여름의 맥주축제도 사실 ‘이게 다야?’하는 마음이었는데…

일본의 마케팅 능력이 뛰어난 건지, 진심으로 이 소박한 규모의 축제가 대단하다 느끼는 건지, 아니면 스케일 큰 한국의 축제에 익숙해져 시시하게 느끼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참 소박합니다.


일본은 이런 작고 소박한 祭り(축제)를 늘 합니다.

여름이면 夏祭り(여름축제), 花火大会(불꽃놀이), 제철음식 나올 때면 부스 몇 개 갖다 놓고 디저트 축제, 고구마 축제, 꽃필 때는 해바라기 축제, 라벤더 축제…

그리고 이 축제들은 대부분 꽤 오랜 기간 매년 열려왔던 역사가 깊은 행사들입니다.

오는 사람이 별로 없어도, 생각보다 시시해도 누군가는 계속해오고 있는 거지요.

어찌 보면 화려함보다 소박함이 이 축제를 이어나가는 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욕심내지 않고, 꾸준히!


*눈축제에 다녀오느라 연재가 늦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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