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의 부진, 오히려 홈쇼핑을 미디어로 만들었다.’
홈쇼핑 업계는 지금, 커다란 전환점에 서 있다. TV 중심의 매출이 빠르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더 이상 리모컨을 잡지 않는다. 그들의 시선은 모바일로, 유튜브로, 숏폼으로 옮겨갔다.
이 변화는 홈쇼핑에 위기이자 기회였다. 그들은 방송사가 아닌, '미디어 기업'으로의 진화를 택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모바일 앱으로 채널을 확장하고, 각 플랫폼에 맞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대신, 이야기를 전하기 시작한 것이다.
롯데홈쇼핑은 빠르게 움직였다. 그들은 세대별로 채널을 쪼갰다. 50-60대를 위한 <롯튜브>, 20-30대를 위한 <내내스튜디오>. 같은 회사지만, 완전히 다른 언어로 말하기 시작했다. 인기 요리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삼계탕 상품을 직접 출시하고, 그 과정을 콘텐츠화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젊은 세대를 위한 <내내스튜디오>는 더 과격했다. 빠니보틀이 24시간 소개팅을 하고, 무명 아티스트가 노포에서 라이브를 한다. 어디에도 '홈쇼핑'이라는 단어는 없다. 그냥 재미있는 예능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68IK_VPI2Gg
https://www.youtube.com/watch?v=O8gqv6qniyk
현대홈쇼핑은 웹예능을, CJ오쇼핑은 웹드라마를 선보이며 각자의 색깔로 변화를 실험하고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하나다. TV를 벗어나, 플랫폼에 맞는 언어로 말하기 시작했다는 것.
나는 이 변화를 보며 K-팝을 떠올렸다. 한때 한한령으로 중국 시장이 막혔을 때, K-팝은 죽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위기가 오히려 BTS를 탄생시켰다. 유튜브라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눈을 돌렸고, 전 세계를 상대하게 됐다.
홈쇼핑도 마찬가지다. TV의 위기가, 그들을 진짜 미디어로 만들었다. 이제 그들은 단순히 '물건 파는 채널'이 아니라, '세대와 대화하는 방송국'이다.
TV 시청률이 하락하면서 맞은 위기는 오히려 홈쇼핑 업계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위기가 그들을 '미디어'로 성장시킨 셈이다. 홈쇼핑의 위기는 끝이 아니라, 스스로 방송국이 되는 진화의 시작이었다.
그날 이후 나는 모든 위기 앞에서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이 위기는 정말 끝인가, 아니면 새로운 시작인가?'
당신도 지금 마주한 변화에 이 질문을 던져보길 바란다. 만약 그것이 위기처럼 보인다면, 멈춰라. 그리고 다시 물어라. '이 변화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 수 있을까?'
TV 대신 유튜브를, 판매 대신 콘텐츠를, 고객 대신 팬을 선택하라.
그때 비로소, 당신의 위기는 진화의 시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