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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우의성 Oct 29. 2022

흑백사진으로 변해가던 내 삶

명절을 맞아 가족들과 어릴 적 사진 앨범을 함께 꺼내 보게 되었다. 강아지를 안고 해맑게 웃는 어린 시절부터, 리즈 시절이었던 초등학교 시절, 그리고 성인이 되기까지 다양한 사진들을 오랜만에 볼 수 있었다. 


사진을 쭉 보다가 한 가지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점점 웃음을 잃어가고 있는 내 모습이었다. 인형만 안고도 해맑게 웃었던 순순했던 어린아이는 세상의 풍파에 근심 어린 표정으로 점차 변해갔다. 그리고 그 아이의 눈빛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당시 내 모습을 사진으로 남긴다면 아주 새까만 흑백 사진이 아닐까 싶다. 모든 색채를 잃어버린 그런 흑백 사진 말이다. 

 

회사에서 겪은 부정적 감정을 완전히 잊고 퇴근 후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가”


당시 누군가 내가 이런 질문을 했다면 나는 명확히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었다. 퇴근 후 회사에서 있었던 온갖 감정을 내 방 침대와 책상까지 끌고 와 끙끙거리기 일쑤였다.

 

사실 퇴근 후 끙끙댄다고 해서 나아지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밤이 되면 부정적 감정이 점점 커져서 나를 잠 못 이루게 할 뿐이었다. 그리고 부족한 수면은 다음날에도 영향을 미쳤다. 말 그대로 '악순환'의 사이클에 끌려들어 가게 되었던 것이다. 

 

퇴근 후 매일을 고통스럽게 보낸 스스로에게 미안함이 앞섰다. 그 사이 예민해져만 가는 내 성격에도 안쓰러움을 느끼곤 했다. 이대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번아웃을 탈출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절실히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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