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우의성 Oct 29. 2022

[방콕] 괜찮아, 작은 불빛 중 하나일 뿐이야

태국 방콕에 가면 꼭 가는 곳이 있다. 바로 ‘루프탑’이다. 루프탑 자체의 화려함을 즐기고 싶은 목적도 있지만, 진짜 목적은 따로 있다. 최대한 높은 시선에서 방콕의 화려한 야경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여자 친구와 ‘버티고&문바’라는 루프탑에 간 적이 있다. 방콕의 루프탑 중에서도 고급스러운 곳이라 화려함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그녀의 한마디가 내 마음의 파장을 일으켰다.


“이렇게 높은 곳에서 저 작은 사무실의 불빛을 바라보니, 모든 것들이 작게 느껴져. 사무실에서 나는 작은 것에 울고 웃으며 치열한데, 이렇게 높은 곳에서 내 모습을 보면 저 많은 불빛 중 하나일 뿐이겠지”

 

회사에서 내 모습은 정말 작은 일에 울고 웃는 여느 직장인과 다름없다. 누군가의 칭찬에 기쁘고, 누군가의 지적에 표정이 어두워진다. 때론 그런 작은 것들이 내 삶의 전부인 것처럼 괴로워하기도, 즐거워하기도 하는 것이 한국에서의 내 모습이었다. 하지만 내 모습도 결국 루프탑에서 바라본 ‘작은 불빛’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행은 이렇게 나의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 내 삶을 제삼자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통해 그동안의 삶을 반성하기도 하고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기도 한다. 특히 직장인에게 여행이 중요한 이유가 이것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에서 적은 일에 일희일비할 때마다, 그날의 작은 불빛들을 떠올렸다. 


괜찮다. 나는 수많은 작은 불빛 중 하나일 뿐이다”


그렇게 되뇌고 나면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여행이 아니었다면 얻을 수 없었던 소중한 경험 중 하나이다. 

이전 02화 일상을 좋아하는 것들로 채울 수는 없을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